"네이버 밴드 방 유입, 바람잡이들에 대본 짜줘"
"진짜 애널리스트 섭외해 매일 아침마다 종목 추천"
"2개월 후 프로젝트 진행 불법 거래소로 입금 유도"
" 3~4개월 쯤 공모주 청약…전액 입금하라고"
◆…주식.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DB]
익명의 제보자 A 씨는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지난 12월쯤에 지인의 권유로 제안을 받았었고 처음에는 리딩방이라고 소개는 안 했다. 그래서 캄보디아로 간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먼저 경찰청 형사님과 대화를 나눈 다음에 어떤 일을 벌이는지 모르는 거니까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 도착 후)인원들이 다 모이고 중국인들의 숙소 호텔에 들어가서 방을 배정받고 4층 사무실이라는 곳으로 모여 브리핑을 들었다"라며 "구글로 검색하면 호텔로 나오는데 예약은 안 되고 간판은 맨션으로 돼 있는 29층짜리였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거기 호텔의 건물 주인이 중국 총책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 주식 리딩방 경력자들과 중국인 그리고 이 중국인을 통역해 줄 조선족들이 모여서 일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시작하는지 설명을 해 주셨다. 거의 중국인이 관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처음에는 각자 아이폰을 한 수십 대씩 주는데, 왜냐하면 흔히 말하는 바람잡이 계정도 만들어야 되고 주식을 하시는 분들 보통 연령층이 거의 다 30대 이상이기 때문에 그걸 잘 파악해서 40대 아주머니는 꽃을 좋아하니까 꽃 사진으로 프로필을 만들고 골프, 등산, 이런 식으로 진짜처럼 프로필 계정을 만든 다음에 각자 한 명당 밴드방 3개씩을 배정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경력자인 분들이 우리가 어떤 증권사를 사칭해서 사기를 칠 것이고 어떤 식으로 우리 네이버 밴드 방으로 유입을 시켜야 되는지 대본을 짜주는데 주식에 관심 있으시면 그냥 무료로 들어와서 관망만 하셔라. 아무런 대가 요구 없이 그냥 들어오게만 (하면) 열 분당 한두 분은 들어오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밴드 방에 유입을 시키면 바람잡이 계정들이 방당 50명에서 100명씩 있다"라며 "바람잡이 계정을 중국인들이 받아서 대본을 짜주는데 꽃 프로필 아주머니는 이런 말을 하고 골프를 치시는 프로필 사진을 가지고 있는 계정은 또 이런 말을 하면서 방이 활성화되게끔, 방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웬만하면 피해자분들은 거의 한 두달 간 대화를 안 한다. 그래서 흔히 얘네들이 마취를 시킨다고 표현을 하는데 처음에 밴드 방에 유입시키고 여성 직원분들이 남성 회원분들한테는 오빠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약간 로맨스적으로 발전을 해나가고, 여성 회원분들한테는 언니, 어머님, 이런 식으로 거의 사적인 얘기로 공통점을 찾아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다음 단계는 직원들이 진짜 애널리스트를 섭외해 매일 아침마다 종목 추천을 해드린다"라며 "종목 추천을 해드리고 수익이 올라서 회원분들, 피해자분들이 매도를 하셔도 대가를 요구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식으로 두 달간 진짜 정보만 준다. 어차피 그때는 피해자분들이 진짜 거래소를 이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애널리스트 분들의 말을 따라서 매수를 하신 분들, 자기 말을 믿는 분들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미 두 달간 대화를 나눴고 수익을 보여드리기 때문에 친구나 오빠, 동생, 언니 동생 사이로 거의 지내고 (이후에) 우리 거래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건데 갖고 계시는 거래소에서는 참여를 못한다. 기관 세력, 기관 투자자들이 같이 투자를 들어갈 건데 껴주겠다는 식으로 하면 가입은 거의 다 반응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제 입금을 유도한다. 처음에는 1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소액도 입금을 그냥 받는다. 9시에 무조건 자금 제출을 하라고 한다. 어차피 기관이 투자하기 때문에 알아서 매수할 거다. 매수할 종목을 미리 말씀드리면 문제가 된다라는 식으로 풀어가면서 자금 제출을 하게 하고 한 9시 반쯤 주식 차트를 봐서 15%, 20%, 30%가 오른 주식이 있으면 그거를 9시에 매수한 것처럼 조작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익금이 나오니까 보통 다들 바로 출금 신청을 하시려고 하는데 출금을 전액으로 다 해드린다.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는 100만 원 만 하신다는 분들은 안 받는다. 약간 밀고 당기기를 하는 데 (바람잡이가) 누구는 안 되니까 그럼 난 더 크게 할게. 그러고 그날에 수익을 네이버 밴드 방에 엄청 환호를 한다. 그러면 돈 없어서 참여를 못 하시는 분들은 이거 돈을 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냥 환호만 하지 않고 출금된 계좌 이체 내역 합성하고 캡처해서 인증을 한다"라며 "그러면 오늘 참여를 못 하신 피해자분들은 그걸 보고 무조건 참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보통 수익금을 출금해 주는 건 한두 번 밖에 없고 나머지는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입금을 하고 30% 수익 나서 1300만 원이 되면 담당하는 매니저들이 먼저 오빠 축하드려요. 100만 원만 출금하시고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사드세요 이런다"라며 "그런 식으로 조금씩만 출금을 시키고 내일 또 넣으라는 식으로 작업자들은 손해를 안 보게끔 영업을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가 또 다른 프로젝트, 펀드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거는 2주가 걸린다는 식으로 입금 금액을 묶어놓고 또 하루마다 단타 거래로 수익을 내준다며 또 입금을 받고 그런 식으로 입금을 유도하다 3개월, 4개월이 거의 다 될 때쯤에는 공모주 청약을 한다면서 그때 다 뽑을 생각으로 전액을 입금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 돈 없어서 안 하겠다 이러면 그때부터는 흔히 얘기하는 강제 협박이 시작된다"라며 "출금을 시켜드리고 싶은데 법이나 우리 거래소 특성상 세금을 내셔야 된다며 수수료를 15%, 30%. 그거는 또 피해자분들 성격마다 요구하는 퍼센트가 다르고 그렇게 해서 세금을 입금하시면 그냥 잠적. 밴드방 탈퇴시키고 전화번호 차단, 카톡 차단 하면 아예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냥 끝이다"라고 전했다.
진행자(김현정)가 '잠입해서 취재하는 3개월 동안 가장 많은 피해 본 사람은 얼마까지 였느냐'고 묻자 A 씨는 "정확하지는 않은데 한 5~6억 정도 됐던 것 같고 국회의원 분도 계셨고 (총선) 출마자 분도 계셨다. 피해자 명단 중에 있었다"라며 "그만큼 전문적으로 믿게끔 사기를 치기 때문에 당하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중국인들끼리만 한국인 대상으로 사기를 쳤던 건데 구글 번역기, 파파고로만 사기를 치다 보니까 한계가 느껴져서 한국인을 섭외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거다"라며 "중국 회사의 한국 직원이다. 중국 애들은 한국 경찰들이 자기네들 못 잡는 걸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게 공론화가 되서 다른 예비 피해자분들이 안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