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구조 변화 대응…금감원,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강화’ 추진

금감원,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강화 T/F’ Kick-off 회의 개최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 역량에 따라 재무적 성과 차별화 추진

금융당국이 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나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비(非)금융회사에 대해 금융회사를 통한 간접관리 방식으로 운영위험 관리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향후 이들에 대한 직접규제 방안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의 디지털화, 비금융회사 금융참여 확대 등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에 대응해 협회·전문가 등과 함께 '운영위험 관리강화 T/F'를 구성하기로 하고 5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은행‧보험‧카드‧IT 등 업권별 운영위험 관리강화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전통적인 금융회사 외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비규제 금융영역(IT·플랫폼·중개‧대리 등)의 시장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비정형적 금융위험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위험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규제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게 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에 감독당국은 금융감독 대상인 금융회사를 통해 비규제영역(플랫폼, 판매채널 등)에 내재된 금융위험 관리를 강화(간접관리)하는 한편 국제논의에 맞춰 향후 직접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F에서는 그동안의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적용(1단계)에서 나아가 금융회사를 통한 간접관리(2단계) 체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규제사각지대 해소, 금융시장 위험요인 효과적 통제를 도모할 방침이다.

향후 추진과제로 금융업권별 공통의 운영위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업권별 특성에 맞는 세부과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공통과제로는 이사회·경영진의 운영위험 관리 책임 및 역할배분 등 관리절차를 명확히 마련(질적규제)하고 금융회사별 운영위험 크기에 따라 요구자본을 차별화(양적규제)한다.

▲임원 및 이사회의 운영위험 관리에 대한 책임 강화 ▲운영위험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운영위험 크기에 비례한 건전성 규제(자본규제 등) 부과 등 내용이 포함됐다.

업권별 특성에 따라 온라인 결제위험(카드사-PG사) 판매채널 소비자피해(보험-GA), 대형 금융사고(은행, IT 등) 등의 위험요인 중점 관리를 추진한다.

카드사는 PG사 온라인 결제위험 점검 및 관리책임 강화를, 보험사의 경우 판매채널의 사고위험에 따른 요구자본 적립 확대, 은행은 은행권의 운영위험 관리 실효성 점검 및 세부기준 보완 검토, 금융IT의 경우 금융권 IT위탁‧제휴 관련 집중위험 관리의 적정성 점검 등을 중점 관리한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금융회사의 운영위험 관리와 관련해 "최근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 확대로 카카오페이 정보유출, GA 불완전판매, PG사 결제위험과 같은 비정형적 운영위험이 금융회사에 직접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금융회사의 운영위험 관리강화를 위해 업권별로 질적‧양적 관리규제를 개선해 금융회사의 운영위험 관리역량에 따라 재무적 성과가 차별화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적인 시장‧신용위험과 달리 운영위험 관리는 당국의 제도개선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금융권 자체적으로 운영위험 관리가 조직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금융연구원 오태록 박사는 해외에서도 업무위탁 확대 등에 따른 운영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임을 설명하며 독일의 경우 2021년 7월 금융시장통합강화법(FISG)을 도입해 금융당국에 수탁사(비금융회사)에 대한 정보접근권, 직접조사권 등을 부여(직접규제)했음을 사례로 언급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면서 앞으로 당국의 제도개선이 실질적인 운영위험 관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4년 하반기 중 T/F를 통해 업권별 세부 실행 방안(action-plan) 마련할 계획"이라며 "각 업권별로 의견수렴을 거쳐 순차적으로 시범운영 등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보험·카드 업권에 이어 중소금융업권(저축‧상호‧캐피탈)의 운영위험 관리강화 방안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