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 사업비 결산 검사 '세무사도 가능' 판결 이후 각 지자체 조례 개정 나서
회계업계 "세무사 감사 자격없어" vs 세무업계 "대법원 판결 존중해야"
회계감사 해당 여부, 세무사의 검사 업무 가능 여부 등 논쟁 지속
서울시 "입찰참가자격 등 논의해 조만간 용역 입찰공고 예정"
회계업계는 감사에 전문성이 없는 세무사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경우 공공재정의 투명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설령 감사가 검사로 바뀌어도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세무사가 감사의 일종인 결산서 검사를 하는 것은 무리하는 입장이다.
반면 세무업계는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는 '지자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라 작성된 결산서를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이 업무에 적합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미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시험과목에 회계학이 포함돼 검사에 대한 자격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 쟁점1.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는 회계감사?
세무업계는 결산검사가 지자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라 민간에서 작성된 결산서를 검증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회계감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외부감사법에 의한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자산부채 평가의 적정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는 것. 세무업계는 검증보고서 의견표명에 감사의견이 아닌 '검증의견'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회계업계는 사업비 결산서가 '회계서류'에 해당해 감사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회계서류는 외부감사법상 재무제표 외에 (세입·세출)결산서, 사업보고서, 수익사업 및 정산보고서 등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검증보고서 의견표명에 대해서는 검증보고서에 불인정금액과 반납금액을 산출해 결론(검증의견)을 표명하고 있어 그 부분이 회계감사의 감사의견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 쟁점2. 세무사도 '검사' 가능할까?
회계업계는 세무사는 전문성이 부족해 부당집행 방지 등 제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회계사는 시험과목, 직무경험을 통해 검사(감사)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있지만, 세무대리를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회계업계는 전문자격사 제도적으로도 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조세와 관련돼 납세자를 대리하는 업무에 한정(세무대리)되므로, 세무사는 회계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는 '감사·증명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무업계는 세무사도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통해 사업비 집행과 장부와 증빙서류 간 철저한 검증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사업비의 부적절 용도 전환, 영수증 조작, 과도한 비용청구 등의 확인 업무는 세무사의 전문분야에 해당한다는 것.
지자체 결산서 검사와 의견서 작성 등 비슷한 업무를 이미 하고 있고, 자격시험과목에 회계학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내년도 서울시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 용역 입찰공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작년에는 11월 말에 공고가 났지만, 올해는 대법원 판결 이후 입찰 참가 자격을 확정하기 위한 논의가 서울시 내부에서 진행되면서 다소 공고가 늦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민간위탁사업 관계자는 "12월 중이나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입찰 공고가 올라올 예정"이라며 "사업비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든 7000억원가량이고, 용역 건수는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용역비(비용) 부담완화 여부에 대해선 "용역비 책정은 세무사 진입여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2022년도 서울시 어느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에 대한 검증의견서 예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