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00∼2600 박스권...환율, 1400∼1440원 내 변동" [현대차證]

현대차證 "코스피, 2350선 저점 확인 후 반등...추가 인하 없을 것"

"VKOSPI, 빠른 속도로 정상화...9일 이후 쭉 내림세 보여 불안감 줄어"

"환율, 정치 불확실성 높고...美연준 매파적 변모+트럼프 2기발 정책 불확실성 부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가결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350선 저점 확인 후 반등해 2400~2600포인트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환율의 경우 정치 정상화 시점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매파적으로 변모할 미(美)연준과 트럼프 2기발(發) 정책 불확실성으로 1400~144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6포인트 빠진 2481.51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2505.61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결국 2488.97로 장을 마감했다. 비상계엄 해제 당일인 4일(2464.00) 대비해선 25포인트 가량 오른 수치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08%(1.10원) 내린 1437.40원을 기록해 지난 10월초(1310원대)와 비교하면 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계엄 당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영향으로 연고점인 1442원까지 폭등 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로 반락했으나, 1차 탄핵안 투표 불성립으로 정치적 갈등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커지며 탄핵안 가결 전일까지 1430원대로 재차 상승했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 이화진 팀장은 16일 '탄핵 정국 금융시장 동향과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예상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온 만큼 증시나 환율의 변동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던 3일 이후 국내 증시는 4거래일 하락하고 4거래일 회복했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계엄의 빠른 철회 및 금융기관의 증시 안정화 정책 발표 등 변동성 완화조치를 빠르게 제시하며 증시 변동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이코스피(VKOSPI·공포지수) 역시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는 모습을 확인했고, 그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비상계엄 발표 전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부연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 9일 각각 2360.58과 627.01를 기록한 뒤 13일엔 2494.46와 693.73까지 올랐다.

브이코스피(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일명 '공포지수(Fear Index)'로도 불린다.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은 경우 지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황 변동의 위험을 감지하는 중요한 투자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브이코스피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 18.25에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최저점을 찍은 9일22.10으로 상승했다가 그 이후 쭉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 팀장은 수급 차원에서도 긍정적 시그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12월 수급주체들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도하긴 했으나, 강도가 높지 않다는 점, 동기간 코스피 선물은 순매수했다는 점에서 수급차원에서의 긍정적인 부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증시의 급락이 발생할 때는 필연적으로 신용잔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현재의 신용잔고 수준은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신용잔고가 추가적으로 감소할 가능성, 즉 반대매매로 증시의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탄핵 불확실성 해소에도 이미 지수가 선제적으로 반등하였기 때문에 2,400~2,600포인트 수준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에 대해선 불확실성 감소는 긍정적이나 고(高)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유지했다. 그는 "계엄 당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까지 폭등 후 계엄 해제로 반락했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탄핵안 가결 전일까지 1430원대로 재차 상승했다"면서 "단기적으로 환율은 2차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치 정상화 시점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매파적으로 변모할 연준, 트럼프 2기발 정책 불확실성으로 환율은 1400~144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계엄령 사태에도 국내 채권 금리 등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그는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나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정책 공백,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에 따른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추가로 확대되거나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채권 금리는 통화정책과 경기 향방에 초점을 맞추며 점진적인 하락세 나타낼 전망"이라면서 "탄핵 가결 이후에도 정치 정상화 과정에 상당한 시간 소요(3~6개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경기 부진 심화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미 2회 이상 금리 인하를 반영 중인 시중 금리 수준과,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 향후 재정지출(추경 등) 확대 가능성은 금리 하방을 지지해 상·하단이 제한된 박스권 내 변동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3년 물 기준 금리는 2.4~2.8%,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될 전망이라는 관측이다.
이 팀장은 탄핵 가결은 됐으나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 있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헌재 판결과 정치 정상화가 진행돼야 경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정치적 상황이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심리 회복에 부정적 영향 미칠 가능성 높아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 "이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역할과 통화정책의 조합(policy mix)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이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섰으나 통화정책만으로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고 환율 상승 등의 부담도 존재한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탄핵 정국 하에서 정치 공방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하방 리스크 높아짐에 따라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강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상반기 2회, 하반기 1회 인하를 예상한다"면서 빠르면 1분기 중 추경 등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를 예상했다.

크레딧 채권 시장에 대선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도 관측했다. 이 팀장은 "단기적으로 크레딧 시장은 탄핵 확정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책 리스크 상존, 연말 유동성 확보, 롯데그룹 사채권자집회(19일), 12월 FOMC에 대한 경계감으로 약보합세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계엄사태→대외신인도 하락→원화가치 급락→금융사 건전성 저하→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대출 축소와 유동성 리스크 확대의 약한 고리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