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대한 국민의 이런 인식은 사실 별로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국민의 기업 호감도' 조사에서 지난 3년간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꾸준히 상승한 점,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의식 변화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변화는 우선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본 인식이 바뀌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을 것이다. 기업 활동의 우선순위가 '이윤 창출'이라는 의견이 첫 조사 때의 53.5%에서 최근에는 57.3%로 높아진 반면 '사회 환원'이라는 의견은 46.5%에서 42.7%로 낮아졌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富)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응답도 19.1%에서 32.9%로 크게 높아졌다. 기업의 목표와 부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바뀌면서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것이다.
특히 정부 당국자들은 국민이 기업들에 대해 현실적으로 걸고 있는 기대에 관한대목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를 '국가경제에 기여' '일자리 제공' '국위 선양' 등의 순서로 꼽으면서 국민을 위한 기업의 첫번째 과제로 고용 창출 확대를 꼽았다.
가장 시급한 실업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나 다른 어느 기관보다도 기업의 역할에 기대를 건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시급하지도 않고 별 효과도 없는 공공사업 등에 매달리기보다는 기업 지원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정부가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과제로는 노사 안정이 꼽혔다. 노사 안정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일이다. 기업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규제 완화 중에서 정부가 어느 쪽에 무게의 중심을 둬야 할 때인지는 굳이 말이 필요없다고 본다.
반기업 정서가 이렇게 많이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비윤리적인 경영이나 경영권 세습 등으로 인한 반기업 정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는 게 옳겠다. 기업들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 외에, '세계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비윤리 경영과 변칙 상속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