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일시적 자산건정성 악화 저축銀 두 곳에 가장 낮은 단계 시정조치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유도 목적...저축은행 사태와는 질적 다른 상황"
"이번 조치,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 극히 제한적" 확산 우려에 선 그어
금융위원회가 24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 처분을 내렸다.
이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시 내린 '영업정지' 등 고강도 구조조정(경영개선명령)과는 다르며, 선제적으로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융위는 이날 제22차 정례회의에서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 두 곳에 대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10조,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46조 규정에 따라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두 곳 저축은행은 9월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각각 13.2%, 10.9%로 규제비율 7%를 초과하고 있으나, 부동산 PF 정상화 과정 등에서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고, 그 결과 해당 저축은행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심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경영개선권고 부과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한편,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지표가 이미 개선되었고, 올 9월말 BIS비율 21.5% 등 충분한 자본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하지 않고 유예했다.
적기시정조치는 자산 건전성이나 자본 적정성 지표기 기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실이 현실화하기 전 금융당국이 사전에 경영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재무 상태에 따라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3단계의 처분이 내려진다.
경영개선권고는 해당 두 곳 저축은행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부실자산의 처분, 자본금의 증액, 이익배당의 제한 등을 권고하는 것으로, 금융위는 "영업 관련 조치는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저축은행은 조치 이행 기간(6개월) 중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루어져 소비자에게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경영개선권고 이행 기간 중 해당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개선 상황 등을 살펴본 후,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되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행 기간이 경과되지 않았더라도 금융위 의결을 거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종료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부동산 PF 연착륙은 예측·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업권도 부동산 PF 연착륙의 틀 속에서 부실채권 정리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저축은행업권의 전반적인 건전성과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건전성·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으로 현재 저축은행업권의 손실흡수능력 및 자산건전성 수준, 위기대응능력 등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 시와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앞으로도 금융당국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저축은행에 대한 엄정한 건전성 관리체계를 유지하여 부실 발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경영개선권고 부과 관련 일문일답이다.
Q) 이번 경영개선권고 부과 경위는?
A) 감독당국은 상시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건전성이 악화되어 관리 필요성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 필요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다. 안국․라온저축은행은 금감원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결과에서 자산건전성이 4등급으로 나와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되었다.
종합등급 1~3등급이며,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4~5등급이면 '경영개선권고'를, 종합등급 4~5등급이면 '경영개선요구' 조치한다.
Q) 이번 경영개선권고 부과의 의미는?
A) 일시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 등에 대해 신속한 경영개선을 유도해 건전성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권고 조치는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로, 과거 저축은행 사태 시의 영업정지, 계약이전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경영개선명령)과는 다르다.
경영개선권고 이행 기간(6개월) 중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개선 상황 등을 살핀 후 경영 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될 경우 경영개선권고를 종료할 예정이다.
Q) 안국·라온저축은행의 현재 경영 현황은
A) 9월 말 기준 안국·라온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각 19.4%, 15.8%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 24.8%, 16.3로, 업권 평균 연체율이 8.7%,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1.2%인 점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BIS비율은 각 13.2%, 10.9%이며, 유동성비율은 116.8%, 132.7%로 규제비율(BIS비율 7%, 유동성비율 100%)을 상회한다.
Q) 이번 경영개선권고로 저축은행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해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A) 과거 저축은행 사태는 대주주 모럴해저드, 대규모 불법·부실대출 및 열악한 손실 흡수능력 등 경영 상황이 부동산 경기 하락과 맞물리면서, 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라 BIS비율이 급락하고 추가 자본조달도 불가능해 영업정지 및 계약이전 방식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전개된 것이다.
다만 이번 경영개선권고는 연체 자산 정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그간 건전성·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으로 강화된 손실 흡수능력 및 자산건전성 수준, 위기 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Q) 경영개선권고 부과가 금융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A) 영업정지 등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는 조치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예금·대출 관련 업무는 평소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해 1인당 저축은행별로 5000만원까지 지급이 보장되고 있으므로 불필요하게 예금을 중도 해지할 경우 약정이자를 포기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Q)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적기시정조치 부과 사례는?
A)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일부 저축은행이 경영개선권고·요구를 받고 자본확충 등을 통해 권고·요구를 이행함에 따라 조치가 종료된 사례가 있다. 사례로는 지난 2016년 9월) A저축은행의 BIS비율 하락 등으로 경영개선권고 부과했고, 증자를 실시해 BIS비율이 개선되어 조치가 종료됐다. 또한 2018년 1월 B저축은행의 BIS비율 하락 등으로 경영개선요구를 부과했고 이 또한 증자를 실시해 BIS비율이 개선되자 조치를 종료했다.
이 같은 사례와 같이 적기시정조치는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저축은행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과거에도 활용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