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헌정사상 처음 발부돼
공조본·경호처 충돌 우려…공조본·경호처 협의 가능성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이 발부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국이 출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향후 헌법재판관 임명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는 형국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함께 발부했다.
이날 공조수사본부는 공지를 통해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이 금일(31일) 오전 발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일정에 대해 현재 정해진바 없다"고 덧붙였다.
공조본은 전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와 관련, 법원에서 특별히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체포영장 발부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한 여러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정치권에서는 압수수색 영장과 달리 체포영장은 대통령 경호처로서도 물리적으로 제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경호처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막을 경우, '공무집행방해'라는 현행범으로 체포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조차 헌법·법률을 준수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본인 취임 선서 때도 그렇게 한다"며 "대통령 경호처도 그렇다. 영장이 나온다면 대통령이 안전하게 수사기관에 가도록 경호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부된 체포영장은 공조본에서 일주일 내에 집행하면 된다. 체포 영장이 언제 어떻게 집행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임을 감안해 공조본과 경호처가 협의해 집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김용현·여인형·이진우 이어.. 윤석열 향하는 수사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로 '내란 수사'가 분수령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7일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는 지난 30일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따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으로 수사가 향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 27일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기소를 하면서 밝힌 참고사항에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형법상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한다"고도 기술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장관과 오래전부터 계엄에 관한 논의를 해 온 것으로 확인했다"며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과 여 사령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총을 쏴서라도 국회 문을 부수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끄집어내라", "계엄 해제돼도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된다"고 지시한 정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 어떻게?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변론준비기일 연기를 신청하는 등 윤 대통령 측에서 시간을 벌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를 지연하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 27일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 중인 최상목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입장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국무위원들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다만 헌재 측에서는 재판관 3명 공백이 부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신임 재판관을 임명할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이 줄줄이 탄핵소추된 상황에서, 재판관 임명을 두고 정치적 대립이 지속될 경우 헌재의 '6인 체제' 장기화 우려도 나오는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31일 오후 국무회의를 통해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등으로 인해 최 권한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