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계엄 당일 군·경 수뇌부에게 ‘적극 지시’ 정황 드러나
‘계엄 주도’ 김용현 구속·기소한 검찰.. 사태 이후 첫 사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던 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이날 김 전 장관을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24일 만으로,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기소된 첫 사례다.
김 전 장관은 헌법기관인 국회를 봉쇄하고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수도방위사령부·특전사령부 병력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행위에 국헌 문란 목적이 인정되고 내란죄 구성요건인 폭동에도 해당된다고 봤다.
김 전 장관을 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군과 경찰 수뇌부에 직접 전화로 지시한 내용이 있다고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 발령 무렵,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하라"며 "잡아들여, 불법이야,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라고 말했다고 검찰이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도 전화해 "아직도 못 들어갔나,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처업고 나오라고 하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음을 검찰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곽종근 특정사령관에게도 전화해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라"며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했음을 검찰이 설명했다.
◆…검찰은 27일 전 국방장관 김용현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로 배포한 자료 사진이다. [사진=검찰 보도 참고자료]
◆…검찰이 27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로 배포한 자료 사진이다. [사진=검찰 보도 참고자료]
또한 검찰은 윤 대통령은 적어도 올해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두고 김 전 장관 등과 여러 차례 논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달부터는 실질적인 비상계엄 준비가 진행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앞서 국정원 차장 출신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올해 3월 초부터 한미연합훈련 계기로 방첩사는 계획을 세우며 계엄 예비 훈련을 했다는 첩보가 들어왔다"며 국군방첩사령부의 행보를 지적한 바 있다. 검찰 측 설명은 이러한 야당 측 제보내용과 결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