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S 에너지 레터스 표지. 사진=SK온 제공
SK온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성과를 잇달아 공개했다.
SK온은 국내 대학·기관과 함께 진행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과제의 결과물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일부 연구결과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됐다.
SK온이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진호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는 초고속 광(光)소결(Photonic sintering, 강한 빛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가해 분말 입자의 결합을 촉진시켜 강도, 내구성 등이 향상된 고체 덩어리를 만드는 공정) 기술을 적용한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고도화가 핵심이다. 인쇄 회로 기판 공정에 주로 활용되는 광소결 기술을 배터리 제조에 접목시켰다.
이 연구를 다룬 논문은 에너지·화학분야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 저자 9명 중 6명이 SK온 구성원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 종류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나뉘는데 산화물계 전해질 소재는 리튬이온 이동 경로와 기계적 강도 증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1000도 이상의 고온, 10시간 이상의 열처리 공정이 요구된다. 다만 제조 원가 부담과 더불어 소재의 취성 파괴(Brittle fracture, 재료가 파괴될 때 변형 없이 갑자기 부서지는 현상) 등의 취약점이 대두됐다.
SK온은 "빠른 속도와 저온 열처리가 특징인 광소결 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했는데 연구진은 조사된 빛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유색 무기안료를 발견해 산화물 전해질 소재에 적용시켰다"며 "선택적으로 수 초안에 열처리를 가능케하는 초고속 광소결 기술 활용으로 최적의 균일성을 갖는 다공성 구조체 구축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망간리치(LMRO) 양극재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서울대학교 이규태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발간됐다. LMRO 활물질의 열화 메커니즘을 상세히 규명해 성능 위주로 다룬 기존 연구와 차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MRO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보다 저렴한 망간을 기반으로 해 원가적 이점이 크지만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적용 시 액체 전해질 부반응로 인한 가스 발생, 전압강하·용량감소 등이 난제로 꼽힌다. 이에 SK온은 고온·고전압 조건 아래 충·방전 중 LMRO 활물질에서 발생한 산소(O₂)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산화시켜 열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여러 분석을 통해 규명했으며 산소 발생 저감 특수 코팅재 적용으로 배터리 수명 개선 방법도 찾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회사의 적극적 연구개발과 뛰어난 기술 역량이 학계·기관의 전문가와 시너지를 만들어 이뤄낸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