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한국이 독자적인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며 이 같은 리스크가 세계질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사전 제출한 답변을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북한의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The DPRK's status as a nuclear power),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집중, 그리고 사이버 역량의 증대는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전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위협은 북한이 미군을 주둔시키는 미국의 동맹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또한 이날 답변서에서 "최근 들어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핵 능력을 크게 확대하고 현대화하고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확장하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와 이동식 발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무기 미사일 보유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과 함께, 미사일 방어 시스템, 특히 (미국) 본토를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그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다만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했으며 9월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시리아를 포함해 외국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1953년 구축된 미국의 핵우산이 현실적으로 여전히 실재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국제 정치 분석가 사이먼 티스들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당선인 아래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이 자체적인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양국의 상황 또한 핵 무장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티스들은 "북한은 새로운 친구들에 힘입어 기세가 오르고 있는 반면 남한은 매우 공개적으로 붕괴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 상황이 전 세계에 중요한 이유는 핵무기"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