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에 있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있는 여의도로 위치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으로 이전한지 약 5개월만의 일이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11일 "일부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을 오가는 것이 불편해 여의도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 직원들은 금융위가 사용하고 있는 서울 조달청 건물에 대한 불만이 적지않다. 더구나 여름이 되면서 찌는 듯한 더위 속에 제대로 된 냉방시설이 없다는 점도 불만 중의 하나.
금융위의 공정시장과, 자산운용과, 자본시장과는 한 공간의 사무실을 같이 사용한다. 이들 과들을 구별해주는 것은 사람 키보다 낮게 쌓여져 있는 사물함뿐이다.
빡빡할 정도로 자리가 좁고 여기에 높게 쌓아놓은 서류 뭉치까지 일을 하는 사무실이라는 느낌보다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 시장 한 복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금감위 시절이 편했고, 여기는 사무실을 이상하게 만들어놨다"고 불평했다.
여기에 금융정보분석원까지 합해 약 154명의 인력으로 꾸려진 금융위 직원들은 금융정책과 감독 등의 업무를 모두 주관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누구 한 사람 쓰러져야 끝나지'라는 말도 서슴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5월 중순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위는 서초동에 있고, 금감원은 여의도에 있어서 서로 업무 차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한 위원의 질문에 "위원님들이 힘써주시면 여의도로 가도 된다"고 말해 여의도로 옮기고 싶은 마음을 넌지시 비치기도 했다.
당초 금융위가 서초동으로 이전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가 의심스럽게 금융회사들도 적극 반대했던 것 중의 하나였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민원인은 대부분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회사이거나 금융소비자임이 분명한데 금융위는 고속버스터미널역과 서초역의 중간쯤에 위치해 양쪽 지하철역까지 가는데 약 10~15분이나 걸린다.
또한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떨어져 있어 생겨난 셔틀버스의 역할은 금융위와 금감원을 오가는 기자들과 금융위, 금감원 직원들을 위한 서비스에 불과했다.
금융선진국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목표를 감안할 때 금융회사가 여의도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서초동에 있는 금융위는 처음부터 생뚱맞은 결정이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공식행사에서 "금융위는 머리, 금감원은 몸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리와 몸이 왜 떨어져 있어야 하나'라는 쓸데없는 의문은 더이상 안 갖게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