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도가 오는 10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원산지 허위 표시업자들의 영장을 잇따라 기각해 단속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8일 전북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전북농관원이 올해 원산지 허위 표시업자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전주지법은 지난 16일 수입 사골과 돼지고기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전주 모 정육점 업주 A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영장을 기각한다"면서 "광우병 쇠고기 논란 등 현재 시국을 감안하는 것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기각 사유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정육점에서 호주산 사골 52.6kg을 한우 사골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칠레산 삼겹살 1천679kg과 미국산 목살 36kg도 국산 돼지고기로 속여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B식품 대표는 '복분자 헛개골드' 제품을 제조하면서 중국산 헛개나무 열매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허위표시한 뒤 3천500여 상자(시가 1천400여만원 상당)를 판매하다 판매업자와 함께 전북농관원에 적발됐다.
또 C식품 대표는 지난 4월 중국산 고춧가루를 섞어 만든 닭꼬치 양념 7만7천여통(시가 9천400여만원 상당)을 국산으로 허위표시해 시중에 유통하다 적발됐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대해 전북농관원은 최근 농산품 원산지 표시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 비춰 법원의 잇따른 영장기각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3년 전 적발한 쌀 원산지 허위표시의 경우 1천500만원 상당인데도 군산지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서 "최근 인권이 중시되면서 법원이 원산지 허위 표시업자에게 관대하게 처벌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