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제공 혐의 김귀환 의장 측 "사퇴 고려 안해"
서울시의회 의장단 선거운동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김귀환 의장과 30명의 시의원들이 이달치 의정비를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서울시의회 사무처에 따르면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장과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30명은 지난 18일 7월분 의정비 567만원을 각자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김 의장과 이들 시의원 가운데 의정비 수령을 거부하거나 반납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없다고 시의회 관계자는 말했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수당과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567만원씩 연간 총 6천804만원을 받고 있으며, 의장의 경우 월 560만원의 업무추진비(판공비)가 별도로 지급된다.
이와관련, 시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의정비를 지급해선 안 된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모씨는 "서울시민으로서 세금을 한푼이라도 몰염치한 시의원들에게 제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고, 조모씨는 "본분을 다해야지요..이래서야 나랏밥 얻어먹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한편 동료 의원들에게 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된 김 의장은 한나라당 탈당은 심사숙고하고 있지만 의장직 및 시의원직 사퇴를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의 비서실장인 정모씨는 한나라당 측의 `탈당 권고'와 관련, "(김 의장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권고 조치 후 10일간의 시간이 있으니 심사숙고해 당에는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김 의장의 의장직 및 시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 "재판도 하기 전에 무죄 상태에서 액션(사퇴)을 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죄가 밝혀지면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씨는 또 "6년간 시의원을 지낸 김 의장이 뻔히 추적을 당할 줄 알면서도 수표를 건넨 것은 본인이 `검은 돈'으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김 의장은) 죄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이 의장직을 고수하면 대법원 최종판결 때까지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 측은 따가운 여론을 의식해 김 의장에 대해 불신임 의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자치법(49조)은 자치의회 의장이 법령을 위반하면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불신임 의결을 할 수 있도록 해 서울시 의회 106석 가운데 100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은 김 의장을 불신임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