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앞으로 부실한 한계기업이 상장사와의 합병 등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것을 차단키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이와 관련, 코스닥 우회상장의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최저 이익 기준 등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련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우회상장은 비상장사가 상장사의 경영권 인수 등을 통해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것으로, 흡수합병을 통한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며 주식스왑이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현재 코스닥 우회상장은 ▲ 경상이익을 내고 있으며 ▲ 자본잠식이 없고 ▲ 최근연도에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비상장사는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은 이 같은 요건에 ▲ 자기자본이익률(ROE) 최근연도 5% , 3년간 10% 이상 ▲ 순이익 최근연도 25억원, 3년간 50억원 이상 등 이익 기준이 추가로 마련돼 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우회상장 요건에도 최소 ROE와 이익 등 기준을 추가해 부실 기업의 무분별한 증시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상장 기준에 미달하는 비상장사들이 잇따라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진입한 뒤 주가를 띄워 차익을 올리는 머니게임에 나서는 등의 부작용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LG(家)가 방계 3세 구본호(33)씨는 범한여행이라는 비상장 여행사를 2006년 11월 당시 코스닥 상장사였던 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과 합병해 우회상장시켰으나 이후 주가조작을 한 혐의로 최근 기소된 바 있다.
권혁세 금융위 증선위원은 "신규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비상장사들이 우회상장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면 적어도 영업 활동을 통해 일정한 이익을 내고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시장의 물을 흐리는 능력 없는 비상장사의 우회상장은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05년 3월 벤처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법상 합병 규제를 완화하자 신규 상장이 어려운 부실 기업의 우회상장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2006년 6월 우회상장 관리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코스닥 우회상장 건수는 2006년 45건, 2007년 42건 등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으며 급락장세가 펼쳐진 올해도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선 1건에 불과한 우회상장이 코스닥시장에선 16건이나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