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가 내달 증인 신문이 예정된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구인장을 발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최근 속행공판에서 "전 전 원장이 아직 증인 출석을 확답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원래 신문이 예정됐던) 8월 13일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정식 소환 절차를 밟아 구인장을 발부하고 9월 1일 재판에서 신문하겠다"고 말했다.
채택된 증인이 지정된 기일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다시 소환 통보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전 전 원장이 출석의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그와 함께 증인 채택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8월 29일 재판에 출석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외환은행 매각 당시 경제부처 수장이었던 김 전 부총리와 경제부총리를 지내다 감사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외환은행 매각 관련 감사를 벌여 그 결과를 발표했던 전 전 원장이 재임 기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어떻게 생각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증인 신청을 했었다.
재판부는 8월 중순 예정된 재판에 이들을 증인 신문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조정해달라거나 출석 여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아 결국 신문이 보름 이상 늦춰지게 됐다.
검찰은 2006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김 전 부총리와 전 전 원장, 이헌재ㆍ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을 줄줄이 소환해 론스타 측의 로비를 받고 매각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했었다.
최근 영국 HSBC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승인 심사에 착수한 금융위원회가 1심 판결이 나온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재판의 진행 및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 역시 이를 고려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일주일에 두 차례씩 재판을 여는 등 집중 심리를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