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세는 감면해 주면서 농특세는 왜 부담해야 하나?"
A항공사는 지난해 항공기 부품을 수입하면서 2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면제받았다. 대신 40억원의 농어촌특별세를 부담했다.
항공기 부분품은 관세법상 관세면제 대상임과 동시에 농특세법상 관세면제금액의 20%에 해당하는 농특세 부과대상이기 때문이다.
A항공사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세금을 면제해주고 한쪽에서는 세금을 부담하는 이런 현실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것도 항공기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농어촌특별세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 항공기 부분품도 농특세 비과세대상에 넣어달라= 또다른 B항공사가 매년 부담하는 항공기 부분품에 대한 농특세액은 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간 2∼5대씩 새롭게 도입하는 항공기 완성품을 구매할 경우에도 농특세 10억여원을 부담하고 있다. 지방세법상 항공기는 취득세 면제대상인 동시에 농특세 부과대상이기 때문.
이렇게 국내 항공사들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부담하는 농특세는 연간 1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상당수 외국의 경우 민간항공기에 사용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철폐함은 물론 사후에도 농특세와 같은 목적세의 부과가 없다는 점이다.
B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산업의 경우 부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인해 업계 내에서는 항공기의 국내 자체수리 보다는 외국에서 수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국내 항공기 수리산업의 육성도 자연히 저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농특세의 부담 때문에 항공기를 외국에서 수리해 오는 것이 유리하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는 항공기 수리산업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
이에 항공사들은 농특세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농특세 비과세 대상에 관세법에 따른 신공항 건설산업과 함께 항공기(부분품 포함)도 넣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 농특세 전체를 고쳐야 가능(?)= 농특세는 목적세로 다양한 세금에 붙어 다닌다.
법인세법에 따른 일부법인,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종합부동산세법 등에 따른 일부 납세자는 농특세라는 생소한(?) 세금의 적용대상이며 특히 소득세·법인세·관세·취득·등록세의 감면대상은 감면과 동시에 농특세의 부과대상이 된다.
본 세목과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런 농특세는 이름 그대로 농어촌을 위한 특별한 세금이다.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와 함께 농어촌 보호를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마련됐다. 도입당시 재원확보라는 목적 때문에 새로운 세법이 아닌 서택스(sur-tax)방식을 택하게 된 것.
당초 10년의 유효기간 때문에 2004년에 없어져야할 세금이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국내 농어업 현실 때문에 10년이 더 연장됐다. 2014년까지는 이대로 끌고 가야하는 세금인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농특세 등 목적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시의성 부재 등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농업분야 지원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서는 다소 이익보는 쪽에서 손해보는 쪽에 재원을 떼어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특히 "한 분야에 대해 면제가 되면 다른 쪽도 면제해 달라는 요구가 생기게 마련"이라며 "정부는 한 업종을 상대로 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A항공사 관계자는 "관세감면의 취지를 고려하면 농특세 부과는 관세감면혜택의 효과를 감소시킨다"며 "이미 항공산업을 위해 신공항건설산업분야는 농특세가 면제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부분적인 변화라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