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영국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심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런 론스타의 소송 제기 움직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론스타는 이달 중순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 매각 승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을 내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는 금융위의 승인 지연으로 HSBC와 맺은 외환은행 매매계약이 파기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손실분을 포함해 20억달러(약 2조원) 정도 규모의 소송을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금융위는 그 이전까지 론스타가 관련된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심사에 착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25일 종전 입장을 바꿔 "론스타와 HSBC 간에 체결된 국제적이고 민사적인 계약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며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신청과 관련된 심사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승인 여부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의 1심 판결이 나오면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와 HSBC가 이달 31일이 시한인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론스타가 우리 쪽에 소송 의사를 담은 서한을 보냈는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말은 올들어서 여러차례 이미 나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론스타가 승인 심사 지연을 이유로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소송까지 제기하며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정부 또한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승인 심사에 착수키로 한 것은 국익을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계약을 연장하며 기다릴지 말지 공은 이제 론스타와 HSBC에 넘어갔다"면서 "심사에 들어가도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스타와 HSBC는 내달 초에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환은행 매매 가격의 재조정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