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최고위원 등 의원 6명과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검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따지기 위해 이날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으나 총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가까스로 권재진 대검 차장만 면담할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다.
항의방문단 일행이 청사 정문에 도착하자 검찰청 직원은 "어쩐 일로 왔느냐. 총장은 오늘 을지훈련을 가서 없다"고 막아섰다.
박 최고위원은 "그렇다면 차장이라도 만나겠다"고 말했지만 이 직원은 "확인해 보겠다"며 청사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항의방문단은 "이렇게 문 밖에 세워놓는 경우는 없다"(송영길 최고위원), "여당 의원이 와도 이렇게 하느냐"(박선숙 의원), "빗장까지 잠갔네"(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라고 불만을 표시했으나 이 직원은 "김옥희씨 사건 때문에 왔느냐. 사전 약속이 없다고 한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참다 못한 박 최고위원은 권재진 대검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 온다고 전화를 했는 데 문 앞에 세워놓고 얼굴도 못보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 주장을 들은 뒤 아니면 무시하고, 맞으면 반영하면 되는 것이지, 왜 문전박대하느냐"고 거세게 따졌다.
그는 또 권 차장으로부터 두명만 면담하겠다는 말을 들은 듯 "국회의원이 6명이나 와 있는 데 2명은 되고 6명이 안되는 것은 뭐냐"며 "여기까지 온 사람 중 누구는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시 후 대검 직원은 항의단을 청사 내로 입장시키면서도 "6명이라고 들었다"고 인원을 다시 문제 삼았고, 보다 못한 박선숙 의원이 "내가 빠지겠다"고 말하자 마지 못해 "박선숙 의원도 들어오시죠"라며 정문 통과를 허용했다.
권 차장과 마주앉은 항의단은 작심한 듯 "왜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구속 수사하지 않느냐", "선거사범인 데 왜 사건을 공안부가 아닌 금융조사부에 배당했느냐", "검찰이 첫 단추를 잘못끼워 수사의 신뢰가 깨졌다"고 호되게 몰아붙였다.
이에 권 차장은 "수사중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얘기를 못한다.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답하자 항의단은 "처음부터 잘못했는데 뭘 맡기느냐"고 쏘아붙였다.
최재성 대변인은 면담 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수사 방향과 형식이 잘못됐다고 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더라"며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인식차를 확인했다. 앞으로 공청회를 열고 규탄대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