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로 11월 수출 감소율이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45회 무역의 날 행사가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8천억 달러를 초과해 세계 11위를 유지했지만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1억 달러 돌파 44년 만에 올해 4천억달러를 달성했지만 우울한 내년 수출 전망 때문에 빛이 바랬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무역금융을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공급하는 등 수출 활성화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 우울한 무역의 날…수출 시계 '제로'
전문가들은 1일 발표된 11월 수출 감소세가 종전의 예측보다 심각하고 선진국 뿐 아니라 주력 수출시장인 개도국의 성장둔화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수출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급감해 미국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당시인 2001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70% 비중을 차지하는 대(對) 개도국 수출이 17.5%나 줄어 내년 전망을 어둡게 했다.
수출이 올해 상반기에 고성장한 것은 석유제품과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효과가 컸지만 9월 이후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는 기저효과에 따라 감소세가 확실시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은 10월에도 45.2% 급증했지만 11월에는 19.0% 급감으로 돌아섰고 철강제품 수출도 11월에 2.1% 줄어 10월의 40.1%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세로 전환했다.
11월 수출실적이 나오기 전에도 이미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수출 감소 전망을 해왔다. SK경영연구소는 지난달 25일 발표에서 내년 수출이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1일 삼성증권은 내년 수출이 6.7%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월12일 발표에는 내년 수출이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27일 수정 전망을 내놓으면서 3.2%로 낮춰잡는 등 기존 전망의 하향조정도 예고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11월 수출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됐지만 12월 실적을 확인하고 나서 추가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0%를 예상했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도 10월 14일 발표에서 내년 수출이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달 말에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이 연구소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개도국으로의 자본재 수출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환율이 다소 긍정적이긴 하지만 단가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수출 전망은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5천억弗 달성 총력전
내년 수출 전망이 암울하지만 정부는 지난달 4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제시한 내년 수출 목표치 5천억 달러 달성을 위해 총력적을 펴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수출 활성화 대책과 관련 "정부는 수출에 필요한 무역금융을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세계 각국으로 안심하고 나갈 수 있도록 수출보험과 보증도 대폭 확대하겠다"면서 "산업생산에서 필요한 자금이 제때 지원되도록 일선 현장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는 전체 수출의 26%를 지원하고 있는 수출보험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수출보험공사가 현재 수출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한도는 130조원이지만 내년에 170조원으로 늘리고 수출보험기금에 예산 3천100억을 추가로 출연하는 방안이 지난달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수출보험공사는 수출거래 위험을 감소시키는 단기수출보험 지원을 올해 86조9천억원에서 내년에는 99조7천억원으로 늘리고 플랜트와 선박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중장기 수출보험도 올해 12조6천억원에서 내년에는 19조5천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다변화 하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 광대한 땅, 풍부한 자원, 많은 인구를 가진 남미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남미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지경부는 중동과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을 잠재시장으로 구분해 아프리카는 남아공 월드컵에 대비한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와 알제리 신도시프로젝트 입찰 참여 등을 추진하고 중남미는 자원개발과 연계한 패키지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