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사작업이 정상화되면서 여야 간 `삭감.증액' 전쟁이 불붙었다.
민주당이 지난 5일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반쪽 심사'로 진행되던 예산안 처리 작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된 것.
지금까지 여야 간 수정예산안 제출, 예산부수법안인 감세법안 처리 등 `큰 주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면 이제는 현미경을 들이대 세부적으로 칼질할 예산 항목을 놓고 치열한 사투에 들어간 셈이다.
더욱이 내년도 예산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첫 해 국정철학이 담겨있는 데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처방을 놓고 여야 간 입장차를 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다.
당장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에서 7조3천억원의 삭감을 공언하고 있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3조원, 연례적 집행부진 사업 중 증액사업 8천억원, 신규사업 중 사업계획 미비사업 4천억원, 법률 제.개정 전제 및 법적 근거 부재사업 1조6천억원 등이다.
또 사용내역 미공개 예산인 특수활동비 4천억원을 포함한 불투명 예산과 민주당측 판단에서 민주인권 탄압용, 신공안정국 조성 예산, 정권 홍보 및 역사왜곡 예산이라할 수 있는 항목도 삭감 대상에 포함시켰다.
대신 민주당은 열악한 지방재정 개선과 복지예산 확충, 실업난 극복을 위한 일자리 예산 등에 6조원을 증액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서민일자리 창출 1조원,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1조원, 사회취약계층 지원 2조원, 대학생등록금 지원 1조원 등이 증액 대상이다.
자유선진당은 9조4천억원을 삭감 대상으로 분류했다. 대운하 관련 2조2천억원, 무분별한 낭비성 SOC사업 3조4천억원, 예산집행률이 낮은 사업 3조원 등이다.
대신 기초노령연금, 실업급여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예산 증액, 산업간.업종간 불균형 보완, 지방 재정부담 경감 등을 통해 2조9천억원을 증액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여당이라고 해서 봐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불요불급한 예산은 반드시 삭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예산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할 경우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여야 간 오는 1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키로 사실상 합의한 가운데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지연작전을 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판단, 최대한 속도를 높여 주중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