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세금소송 관여 간부 증언
정연주 사장 재임 시절 한국방송공사(KBS)가 세금소송을 조정으로 마무리한 것이 재정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담당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는 세금 소송에 관여했던 간부 조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조 씨는 "법인세 부과 취소 승소 판결을 받아 유리한 상황이었는데도 (세금 액수와 관련해) 국세청과 협의를 시작한 것은 KBS의 재정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검찰 신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조 씨는 "새로운 세금 산출 기준이 인정되지 않을 때는 (승소 판결이) 의미가 없었다"면서 "세금 소송 조정은 이미 자진 납부한 세금은 돌려줄 수 없다는 국세청의 입장과 더이상 추징금을 부과받을 수 없다는 KBS의 입장이 맞물린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세금 소송에 대한 조정은 앞서 나왔던 세금 소송의 판결 취지를 고려해 KBS가 먼저 법원에 신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법인세 등 취소 소송의 1심에서 승소한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06년 1월 경영실적을 높이기 위해 556억 원만 받고 서둘러 소송을 마무리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정 전 사장을 기소했다.
당시 1심 판결은 세금 총액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2천300억 원에 대한 부과를 일단 취소하라는 것이어서 경영상 판단에 따라 조정을 한 것이라는 정 전 사장 측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정 전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 취소 소송은 형사 재판 진행 등을 고려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