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조기집행 여파로 이자수입도 수십억씩 감소
각종 사업 포기 또는 축소…일부에선 지방채 발행 검토
정부의 지방교부세가 크게 줄어 경남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경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내국세 세입예산을 줄인데다 4대 강 살리기에 예산을 대거 투입키로 함에 따라 당초 중앙정부가 지방에 주기로 한 교부세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경남 전체의 지방교부세는 당초 2조8천465억원에서 2조6천94억원으로 2천256억원이나 감소했다.
지자체별로는 경남도가 338억원으로 감소액이 가장 많았고 진주시 174억원, 밀양시 118억원, 합천군 115억원, 마산시 115억원, 사천시 112억원, 거창군 111억원, 창녕군 99억원 등의 순이었다.
경남도와 20개 시.군 모두 적게는 33억원(창원시)에서 많게는 338억원의 교부세 수입이 사라진 셈이다.
더욱이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군일수록 교부세 감소 폭이 더 커 해당 지자체들은 하반기 재정운용에 걱정이 많다.
연간 전체 예산이 각각 3천266억원과 3천500억원인 합천군과 거창군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줄어든 교부세가 전체 예산의 3.5%를 넘거나 육박할 정도다.
올해 예산이 3천146억원인 창녕군과 2천790억원인 고성군(교부세 감소액 92억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군지역보다 재정사정이 낫다는 시지역에서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
밀양시의 경우 전체 예산이 3천900억원에 불과한 많지 않은 살림살이에서 교부세가 118억원이나 줄었다.
그나마 창원시와 김해시, 진주시 등 전체 예산이 1조원에 육박하는 자치단체들은 줄어든 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군지역에 비해서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교부세 감소 이외에도 정부에서 독려한 재정조기 집행의 여파로 시.군금고의 잔액이 줄어들면서 이자수입마저 크게 감소해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밀양시는 올해 이자수입이 지난 해의 60억여원에 비해 22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창군 20억여원, 창녕군 10억여원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수십억원의 이자수입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교부세는 물론, 이자수입마저 크게 줄어들자 일부 지자체들은 지방채 발행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올해 계획했던 사업 중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야는 포기하거나 미룬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아직 지방채 발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각종 경상경비를 줄이고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등은 내년으로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해야 할 실정이다"고 말했다.
또 거창군 관계자도 "교부세 감소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매년 통상적으로 이월되는 예산 300억원 정도를 올해는 이월하지 않고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올해 착공하지 않은 사업은 추가경정 예산에서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중앙정부에서 올해처럼 지방교부세를 심하게 감액한 경우는 없었다"며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도 교부세를 줄였지만 이듬 해 정산을 해 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