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공짜'라는 생각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특수목적의 세금을 신설할 수는 없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신문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네덜란드에서 신문산업 지원 재원 마련을 위해 인터넷 이용료에 '신문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산하 임시기구인 신문산업 지원위원회가 지난 23일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서 신문세를 거둬 이를 신문산업 혁신 프로그램에 투입할 것을 권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지원위 위원장을 맡았던 원로 정치인 엘코 브링크만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를 '공짜'로 여기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국 전통적인 신문을 착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링크만은 그러면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가구당 연간 2유로만 거둬도 1년에 1천200만유로(약 210억원)를 조성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원위의 권고는 말 그대로 방안일 뿐 결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데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은 일단 부정적이다.
언론 정책을 담당하는 로날트 플라스테르크 교육·문화·과학장관은 특수목적세 신설보다는 기존의 공공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
플레스테르크 장관은 공영 TV와 라디오의 광고수입에서 연간 800만유로 정도를 떼어내 신문산업 혁신 프로그램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도 신문세 신설에는 부정적 반응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반응에 브링크만 지원위원장은 "공공재원도 어차피 국민이 부담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신문세를 거둔다 해도 1년에 커피 한 잔 값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해 조세저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신문산업 지원위는 현재 방송사만 TV가이드를 제작·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을 풀어 신문사에도 TV가이드 제작·배포권을 주는 방안도 권고했는데 TV가이드는 열독률이 높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