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사람이 산것 맞아요…국세청 재조사 해보세요"
현행 세법상 주상복합건물(주택+상가)에 대한 양도세를 계산할 때 주택 부분과 상가 부분을 구분합니다. 주택의 경우 1세대1주택 비과세 특례 요건 충족시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상가의 경우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상복합건물 중 주택 부분이 더 클 경우 건물 전체를 주택으로 간주하지만 상가 부분이 주택 보다 크거나 같다면 주택 부분에 대한 세금은 면제하더라도(1세대1주택 요건 충족가정) 상가 부분에 대한 세금은 과세를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주상복합건물 양도세 계산시 주택 부분과 상가 부분의 크기는 세금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소유하고 있던 주상복합건물을 양도한 A씨의 이야기입니다. A씨는 주상복합건물을 팔면서 주택 부분이 상가 부분보다 크다며 양도세 감면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이 이를 거부,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어찌된 영문이었을까요.
□ '다툼'의 출발점, 지하실= 지난 2007년 A씨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주상복합건물을 양도하고 건물 지하의 대피실 중 일부를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했다며 주택 면적이 상가 면적보다 크다고 간주, 1세대1주택 비과세 신청을 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 조사요원들의 현지확인 결과 양도당시 지하실은 도저히 사람이 살만한 공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 문제의 단초가 됐습니다. 결국 국세청은 주택 부분은 비과세 처리하고 상가 부분에 대해서는 5400여만원의 양도세를 계산, 부과했습니다.
A씨는 국세청의 세금부과에 반발,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습니다. A씨의 주장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지하실에 분명 사람이 살았다!!".
□ 지하실에 과연 사람이 살았을까?= 먼저 건물 지하 대피실의 면적은 91.26㎡라는 점부터 밝히고 넘어가겠습니다. A씨의 주장을 들어보죠. A씨는 "지하 대피실 중 일부(19.45㎡)는 양도당시 주택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거주한 사람은 B씨였습니다. A씨는 지난 2006년 5월부터 건물 양도 직전까지 알콜중독에 우울증 증상이 있는 무직자 B씨에게 지하실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거물로 B씨의 주민등록표, 국민기초생활비 수급신청서, 무상 사용대차 확인서를 비롯해 이웃주민들의 확인서와 양도 당시 주거 부분 현장 사진까지 제출했습니다.
A씨는 "출장확인을 나온 세무공무원들이 단지 (지하실)문이 잠겨 있다는 이유로 지하실에 직접 내려가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으며 주택 사용 사실을 증명할 정황들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고 인근 유사주택 탐문 자료를 근거로 막연하게 추정해 과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국세청은 "현지확인 결과 건물 1층 상점 주인으로부터 지하실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들었다. 또한 지하실에는 물이 많이 차서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은 이어 "현지 확인 당시 지하실은 잠겨 있어 세입자가 없었고 지하실의 배수펌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리는 등 양도당시 실제로 주거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사람 살았다는 증거 확실하다"= 심판원은 심리결과 양도 당시 쟁점 주상복합건물 지하실에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주거용 사용 면적(19.45㎡)은 객관적으로 확인이 안됐으니 국세청이 다시 재조사해서 세금의 액수를 다시 계산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지하실에 거주했다는 B씨의 주민등록표상 2006년 5월부터 전입, 2007년 11월 전출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청구인이 제출한 확인서 등에 의하면 이웃주민 등이 B씨가 실제로 지하실에 거주했다는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제출한 현장 사진도 유력한 증거물로 인정했습니다.
심판원은 "양도 당시 주거 부분 현장사진을 보면 지하실 중 주거 부분은 벽으로 구분되어 있고 출입문이 존재하며 바닥과 높이가 구분되어 장판이 깔려 있다. 또한 약간의 주방기구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심판원은 "이 같은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볼 때 건물 지하실에 B씨가 거주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이 됐다"며 "국세청의 당초 과세처분을 취소하되 지하실의 등기부등본상 면적 중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된 면적을 재조사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라"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