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의 영업행위는 여전히 고전적 수법인 '꺾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실제로 검사를 해보니 은행들은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기업의 금융비용을 가중시키는 불건전 영업행위인 소위 '꺾기 영업'을 '밥 먹듯'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2일 기간 중 16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구속성 행위(꺽기)실태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 687개 점포에서 총 2231건(430억원)의 불건전 행위를 적출했다고 밝혔다.
형태별로 보면 예·적금 등에 대해 정당한 사유없이 임의로 지급정지 전산 등록 등을 통해 인출 및 해약을 제약하는 등의 사례가 1797건으로 391억원, 대출 실행일 전후에 차주의 자발적 가입 확인서 없이 금융상품에 가입시킨 사례가 434건으로 39억원에 이르렀다.
예·적금이 1963건으로 88%를 차지하고 있지만 펀드 214건(10.8%), 보험 25건(1.1%)도 적지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규범을 어긴 사람 805명에 대해 제재심의 절차 등을 거쳐 위반정도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며 "구속성 예금으로 적출된 것에 대하여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부담완화를 위해 예대상계시 예금기간에 따른 정상이자 지급 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상품 수취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추진한다.
현행제도는 차주가 자발적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한다는 확인서가 있을 경우 부당 구속성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은행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출시 확인서를 기본서류로 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은행의 부당한 구속성 행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남용되는 확인서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대출상황자금 마련 및 대출조건 대선 등을 위해 보상예금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가입대상을 여신 5억원 이상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대상 금융상품도 예·적금에서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키로 했다.
다만, 금감원은 "보상예금 가입 상한을 대출액 대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고객에게 보상예금 가입 조건을 사전에 제시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이 자유로이 선택토록 하는 등 은행의 남용 소지를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구속성 행위 규제대상을 대출실행일 전후 1월 이내에 월납입금 대출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등으로 구체화하고 영업점 성과평가제도(KPI) 보완 등을 통한 은행 영업점의 구속성 예금 취급 유인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