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이 이와 관련한 세액 탈루의혹도 제기하고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률 의원은 8일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질의자료를 통해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소위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매가액을 허위로 축소신고해 거액의 부동산 양도소득세 및 취득·등록세를 탈세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백 후보자는 2000년 2월 22일 고양시 마두동 소재 백마아파트를 팔았는데 실제 매도가액은 1억5800만원이지만 검인계약서 상 매도가액은 8200만원이다"며 "실제 매매가의 반에 가까운 7600만원을 줄여 허위신고한 '다운 계약서'"라고 밝혔다.
또 "백 후보자는 1998년 3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소재 연희한양아파트를 팔면서도 실제 매도가액은 1억8300만원임에도 검인계약서 상 매도가액은 1억6200만원으로 2100만원이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백 후보자가 1998년 3월 9일 매수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아파트 역시 실제 매입가액은 3억2000만원이지만 검인계약서 상 매입가액, 즉 신고가액은 2억4400만원이었으며, 백 후보자의 부인 조혜정씨 명의로 2001년 11월 28일 매수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 소재 토지 역시 신고가액은 실제 매입가액 2억4600만원보다 2억2000만원이나 낮은 2500만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밖에도 부인 조씨 명의로 2000년 3월 27일 매수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아파트와 백 후보자 명의로 매수한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오피스텔 등도 모두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의 차이가 가는 다운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가 있기 전인 2006년 이전에는 부동산 매매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실제 거래액보다 낮게 검인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며 "백 후보자는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상습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 후보자는 부동산 매도시에는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매수시에는 취득·등록세, 농어촌특별세 및 교육세 등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백 후보자의 재산은 1996년 4억원에서 현재 33억원대로 8배 불었고, 이중 20억원대는 투기 차익"이라며 "개포아파트는 2000년 구입 당시보다 4배 이상 올라 10억대 시세차익을 올렸고,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17억원대의 투기 수익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실제거래금액과 검인계약서 금액이 서로 다르게 돼 있는 것은 전혀 기억하지도 못했고, 문제가 될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검인계약서상의 금액은 등록세 신고를 위해 법무사가 지방세법(제30조)에 따라 신고하는 것으로 당시에는 부동산실거래금액 신고가 의무화되지 않아 위법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까지는 지방세인 취득세와 등록세의 경우 지방세 시가표준액과 신고가액 중 큰 가액으로 취득세 등을 과세했고, 실제 거래금액이 더 높더라도 신고가액이 지방세법상의 과세시가표준액보다 높기만 하면 세법상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당시는 부동산실거래금액 신고가 의무화되지 않아 검인계약서상의 금액을 과세시가표준액보다 상회하는 수준으로 신고하는 것이 사실상 관행이었다"며 "이같은 제도문제로 인해 2006년부터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 실거래금액으로 신고(법 제27조)하도록 제도자체가 개정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도 백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1995∼2002년 백 후보자의 부동산 매입자금이 14억4100만원인데 자금출처에 의문이 든다"며 "백 후보자는 2002∼2005년 보험과 증권 등 금융사의 사외이사를 맡았는데 국세청 제출자료를 보면 일부 회사에서 받은 수입은 누락된 것으로 보여 탈루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