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 "백 후보자 부동산 다운계약서로 탈세의혹"
백재현, "용인 땅-시세차익 노린 부동산 투기"
백 후보자, "여러 차례 실제 집을 지으려고 노력 했다"
"일각에서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거래목적이나 의도는 투기목적이 아니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된 점에 대해 안타깝다". -백용호, 국세청장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의 호소력 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8일 열린 백용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한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총대'는 민주당 의원들이 짊어지고 나섰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그 동안 자신이 제기했던 투기의혹과 더불어 새로운 의혹을 꺼내들고 나섰다. 백 내정자가 부동산 등을 거래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 세금탈루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날 인사청문회에서 "백 후보자가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소위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매가액을 허위로 축소 신고해 거액의 부동산 양도소득세 및 취득·등록세를 탈세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백 후보자는 지난 2000년 고양시 소재 아파트를 팔면서 실제 매도가액 1억5800만원이었지만 검인계약서상 매도가액을 8200만원으로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8년 연희동 소재 아파트를 팔면서도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현재 살고 있는 반포동 소재 아파트도 매입가액을 축소신고했고 부인 조 모씨 명의의 용인땅 매입시에도 실제 매입가액(2억4600만원)보다 훨씬 낮은 2500만원을 매입가액으로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6년 이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가 제정되기 전에는 다운계약서 작성이 부동산 업계에서 통용되는 사실상의 관행이었다. 백 내정자도 이 같은 관행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은 셈이다.
같은 당 백재현 의원도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백 의원은 용인땅과 관련해 "실제 거주할 의사가 없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을 매입한 의혹이 있다"며 "백 후보자가 실거주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토지의 거래행위를 보면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이어 "용인땅 소유자였던 후보자의 부인이 실제 이 땅을 2억4600만원에 매수한 뒤 검인계약서에는 매수대금을 1/10 수준인 2500만원으로 기재했다"며 "매수대금을 줄여 1200여만원 가량의 세금(취.등록세)을 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의원은 "당시 취.등록세를 적게 내기 위한 과소신고가 관행이었다고 하지만 해당토지에는 1억3000만원의 담보가 설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소한 담보설정된 1억3000만원으로 신고해 취.등록세를 납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국세청은 부동산 투기 열풍을 적절히 제어해야 할 국가기관이다"라며 "그러나 국세청의 수장이 이 같은 부동산 투기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용호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용인땅에 대해 투기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직후보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용인땅 매입당시 전원주택지로 조성되어 있었고 일반적으로 주택지를 사서 집을 짓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백 후보자는 "이후 여러 차례 주택업자들과 함께 실제 집을 지으려고 노력을 했다.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문제가 불거져 지난해 하반기에 내놨는데 거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백 후보자는 "부동산 매매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됐는데 추호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고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매매하고 등기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앞으로 국세청장으로서 살아가는데 조심하고 살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백 후보자는 "기획부동산을 통해 구매했다는 의혹도 있는데 (저는)기획부동산이라는 용어조차 몰랐다"며 "공인중개사를 통해 대지로 나와 있는 땅을 산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