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20억 예산 손실…감사원 감사청구감"
부산지방국세청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신청사 건립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사 착수전 잘못된 지질조사와 엉터리 토목설계로 '붕괴위험'까지 거론되는 등 '문제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 작성한 2008회계연도 국세청 세입·세출결산 및 예비비지출승인의 건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부산국세청 신청사는 연면적 1만7501.72㎡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난 2006년 설계에 착수, 2009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국세청 청사 신축사업에 배정된 사업비 예산은 당초 공사기간 3년(2007년 착공, 2009년 완공) 329억원. 그러나 공사지연 등으로 사업비 예산이 352억원으로 늘었고 공사기간도 4년으로 변경됐다.
이처럼 예산과 공사기간이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3월 터파기 공사도중 흙막이 가설벽 및 인접도로 붕괴위험 등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고 되메우기 및 보강공사 등에 따라 공사기간이 지연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초 지질조사 및 토목설계가 엉터리로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국세청은 지난해 3월 공사중단의 사유로 "2006년 11월 지질조사시 지하수위가 13∼15m로 판단해 차수공법(물막이 공사) 등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2007년 10월 터파기 공사 중 지하수위가 5∼7m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광묵 기재위 전문위원은 그러나 "부산국세청이 지하수위 착오가 불가항력적 요인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지하수위 측정 등을 위한 지질조사를 갈수기.동절기인 11월에 실시하면서도 지하수는 계절에 따라 상하로 이동한다는 계절적 요인과 인근아파트 터파기 공사진행 등 주변상황을 지질조사 및 설계에 반영하지 않는 등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위원은 "2006년 6월 설계에 착수했으면서도 5개월이나 지난 뒤에 지질조사를 한 부분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재위에 따르면 부산국세청은 지하수위 계산에 착오로 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차수공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채 기존 설계에 따라 그대로 공사를 강행, 결과적으로 19억5400만원의 예산과 5개월이라는 시간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와 관련한 안전관리에도 '무신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국세청은 인접도로 붕괴위험을 인지했으면서도 붕괴위험도로에 대한 전면적인 차량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도로는 구청출입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로였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져 근로자 및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기재위는 지적했다.
아울러 부산국세청 및 조달청, 감리사 등은 2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낭비와 공기지연, 인명사고 위험성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소재를 적극적으로 밝히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김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전문적인 조사기관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 및 책임소재를 규명해야 한다. 아울러 추가로 소요된 제반 비용의 정확한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제도적, 기술적 개선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므로 감사원에 감사청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