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지출 항목 소관부처별로 관리해야
-조세硏, 조세지출과 세출예산의 연계방안 토론회-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과세·감면제도 등의 조세지출과 세출예산을 연계해 조세감면제도를 늘리면, 세출예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정지출 총액 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명호, 전병힐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송파구 조세연구원에서 열린 '조세지출과 세출예산의 연계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기획재정부가 조세연구원에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진 것인 만큼, 올해 정부의 세제개편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국세감면 연평균 증가율은 10.8%로 동기간 국세수입 평균 증가율 7.7%를 상회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유가환급금 3조8000억원이 지출돼 조세감면액이 약 29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조세지출 항목은 2001년 273개를 정점으로 작년 189개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지원규모는 13조7000억원에서 29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주로 지원규모가 작은 감면항목을 중심으로 정비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조세지출과 세출예산을 포함한 전체적인 재정지출 총량을 기초로 국가재원배분정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전체 재정지출 총액을 한도로 새로운 조세감면 추가 또는 기존 조세감면을 확대하는 경우 이에 상응하는 세출예산을 반영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녹색정책에 배분될 재정지출 예산이 총 10조원이고, 녹색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제도 확대로 조세지출이 과거 3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가했다면, 녹색기술 등에 대한 세출예산을 5조원으로 조정해 재정지출 한도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각국의 사례를 종합해본 결과 "조세지출을 간접적인 재정지출로 보아 직접지출과 대체가능한 정책 수단으로 보고, 재정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조세지출을 세수확보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사용해 조세지출 규모와 항목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는 "분야별·세목별 감면제도의 효과, 지원타당성 등을 매년 면밀히 점검해 존속 실효성이 낮은 조세감면 제도는 축소·폐지해야 한다"며 "기존 감면제도가 항구화·기득권화돼 조세정책 효과를 저해하고, 재정운용에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세지출 항목의 관리·평가 등을 소관부처별로 분류해 집행부서가 조세지출을 '공짜 돈'으로 인식하는 대신 다른 조세지출 혹은 직접 지출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조세지출예산서를 정부예산안의 첨부서류(2011회계연도 예산안의 부속서)로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으며, 올해 시범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