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갈등지수가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가 올 한 해에만 3174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회 갈등 조정 업무를 맡고 있는 국무총리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9개월에 걸쳐 4번의 조직 변동을 단행하는 등 갈등관리 전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이 국무총리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예산현액 대비 집행실적이 연례적으로 부진한 157개 사업 중 24개 사업이 관계부처간 협의 지연에 따른 갈등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은 갈등이 발견된 24개 사업의 올 예산 불용액을 계산한 결과 약 3174억 원의 예산이 불용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관계부처간 협의 지연으로 인한 연례적 예산집행실적 부진 사업의 예산 불용액은 법무부가 1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소기업청이 841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문광부, 방위사업청, 지식경제부, 복지부 등의 예상 예산 불용액이 각각 100억 원을 넘어 사회 갈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가 부처를 막론하고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사회 갈등 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무총리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잦은 조직개편으로 갈등 관리 전담 부서의 업무와 명칭을 변경해 갈등관리가 어려운 구조로 변모했다고 권 의원은 주장했다.
특히 현 정부 출범시 강조됐던 사회위험갈등관리실이 사회통합정책실로 명칭이 변경되고 문화관광분야와 국민연금, 다문화가족정책 등의 업무가 추가돼 전문성 있는 갈등관리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은 부서 명칭을 변경한 것일 뿐 갈등관리 업무를 각 정책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직제 운영지침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갈등관리 업무가 점점 분산되고 있다”며, “더 이상 초기와 같은 갈등 관리 전담 부서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