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원 예산 받고, 3분의 2이상 타 사업 사용"
"신규사업 60억원은 아예 집행도 안 해"
국토해양부가 작년 회계연도에 신규 사업을 이유로 240억원의 예산을 받아놓고, 이중 3분의 2이상을 다른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와 별도로 신규사업에 사용할 예산 60억원은 갖가지 이유로 아예 사업집행을 하지도 않았다.
5일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이 2008년 회계연도 국회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성서5차지방산단진입도로 등 4개 신규사업에 대해 총 240억원의 예산을 받아 놓고, 이중 75%인 181억원을 다른 사업에 사용하려고 예산전용 또는 조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서5차지방산단진입도로사업은 작년 예산안에서 80억원을 받고, 추경을 통해 90억원을 추가로 받아 총 170억원의 예산을 받았지만, 토지보상지연 등 사업진행이 지연되면서 115억3900만원이 타 사업에 전용됐다.
결국 성서5차지방산단진입도로사업의 예산현액은 54억6100만원으로 줄었고, 이중 53억6000만원이 집행된 상태다. 예산현액은 사업계획 변경이나 경제여건 등의 변화로 본래의 예산에 변경을 가한 후의 예산액을 말하며, 경비 지출 한도를 의미한다.
또 원주-제천복선전철화사업도 보상협의 지연으로 50억원의 예산 중 48억5000만원이 타 예산에 전용됐고, 화양-나진 국지도사업과 나진-소라 국지도사업은 사업착수 지연으로 각각 10억원의 예산중 9억원이 타 예산에 전용됐다.
그로 인해 원주-제천복선전철화사업의 예산현액은 1억5000만원으로 줄었고, 화양-나진 국지도사업과 나진-소라 국지도사업의 예산현액 역시 1억원으로 감소했다. 예산현액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집행률은 100%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신지-고금 국도건설 등 5개 신규 사업을 집행하기 위해 60억원의 예산을 받았지만, 사업착수 지연 및 미집행 결정 등을 이유로 한 푼도 집행하지 않고, 모두 타 사업에 사용됐다.
신 의원은 "예산액의 대부분을 전용(타 사업에 사용)해 예산현액을 축소한 후 사업을 집행함으로써 예산 현액 대비 집행률은 양호한 듯 보이지만, 당초 예산액 대비 집행률이 현저히 부진하다"며 "국토부가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눈 속임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의원은 "국회가 정성을 다해 심의한 예산을 무시하고, 이처럼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국회 예산권 침해"라며 "사업착수 지연 등으로 예산 집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다른 사업을 집행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불용처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