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불복비율도 56%…체납액 256억원
"과징금 효과 없어, 전속고발권 수면 위로 떠오를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경쟁을 위반한 기업에게 가할 수 있는 최대의 제재수단인 '과징금' 부과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에 대한 불복비율이 56%에 달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불복을 하고 있으며, 과징금 체납액도 256억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에게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부과하는 과징금에 대한 불복 비율이 올해 6월 현재 56%에 달하고 있다. 과징금을 부과받은 2개의 기업 중 1개가 불복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징금 부과에 대한 불복률은 2007년 전체 326건 중 56건(18.1%)에 불과했으나, 작년 141건 중 68건(48.2%)로 급증하더니, 올해 6월 현재 41건 중 23건이 불복해 불복률이 56.1%로 껑충뛰었다. 2007년에 비해서는 무려 3배로 급증한 셈이다.
또한 과징금에 대한 체납액도 256억원에 달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현재 과징금은 작년 미수납으로 이월된 1213억5400만원을 포함해 1600억8800만원을 징수결의해 이중 66억9100만원을 수납했지만, 나머지 1533억9700만원을 수납하지 못했다.
이 중 납기기한이 도래하지 않아 수납하지 못한 1277억5000만원을 제외한 순수 과징금 체납액은 256억4700만원에 이른다.
이런 순수 체납액 중 제이유네트워크(2006년에 후원수당 초과지급 등으로 다단계판매업체 1위인 제이유네트워크에 총 170억원 과징금 부과) 등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한 과징금은 79개사에서 발생한 214억4400만원. 체납액의 83.6%가 거둘 수 없는 과징금이라는 얘기다. 실질 체납액은 42억300만원이 된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공정위가 행정적으로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인 과징금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위 스스로가 기업 편의를 봐줘 과징금을 임의로 감면해주고 형사 고발 대신 경미한 행정 제재로 대체해주는 등 이런 현상을 좌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징금이 실효성이 없으면) 검찰 고발을 통한 형사적 제재가 필요한데, 공정위의 연간 제재 건수 중 형사고발률은 1%대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위의 검찰 고발이 먼저 이뤄진 후에 검찰이 기소를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한 때 피해자의 형사재판을 받을 수 권리를 침해하고 타 범죄 피해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