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정치 불확실성에 심리 약화로 회복세 약화…건설투자 부진 지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들 악화된 것…정치 불확실성·건설경기 부진, 올해 1분기에도 영향 줄 것”
“1분기,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낮아질 것…대미수출, 업종별 차별화 전망”
“정책 시차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 따라 그 영향 달라질 수 있어…2월 전망 시 반영”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4분기 GDP 성장률 0.5% 상승을 전망했지만 4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다만 한은은 12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심리가 많이 위축되고 건설투자 부진이 더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영향이 나타난 결과로 예상했던 부분이 악화된 것이기 때문에 전망 실패까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4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1%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2% 늘었다. 작년 실질 GDP는 전년대비 2.0% 성장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024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이 플러스로 반등했으나 내수 회복 흐름이 악화되면서 전기 대비 0.1% 성장했다"라며 "수출은 반도체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내수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심리 약화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약화된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1%)을 상회하는 전기대비 0.6% 증가했다"라며 "이는 교역조건 개선, 즉 수출, 전기 장비 등 수출품 가격이 원유 등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한 데 기인한다"라고 부연했다.
신승철 국장은 "2024년 연간 성장률은 2.04%로 낮았다. 4분기 성장률은 11월 전망시 전기대비 0.5% 상승할 것으로 반영했으나 0.1%에 그쳤다"라며 "11월 전망과 비교해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전망치와 차이가 많이 났다. 수출은 무척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12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심리가 많이 위축되고 그런 부분들이 영향을 준 것 같다. 건설투자는 12월 신규 분양 등 성적이 많이 안 좋게 나왔다.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긴 했지만 조금 더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장률 전망치 대비 실적치가 낮게 나왔는데 12월 정치 불확실성, 건설경기 부진 심화 등 이런 영향들이 나타난 결과"라며 "11월 전망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어느 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들이 악화된 것이기 때문에 전망 실패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 국장은 "정치 불확실성, 건설경기 부진 등은 올해 1분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그런 영향들이 반영되면 1분기 0.5% 성장 전망치보다는 조금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가지 행정명령이나 관세정책 등도 2월 전망에 반영돼야 될 것 같고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추경과 관련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는 데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그것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창현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장은종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신 국장은 "올해 1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좀 낮아질 것 같다. 올해 상반기도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낮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돼서 이런 흐름을 봤을 때 상반기는 경기하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부분을 완화하기 위해서 추경 관련 대책들을 빨리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논의들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신속한 재정 집행이 되면 건설투자라든지 이런 부문의 부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소비 연간 증가율이 1.1%로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기자의 물음에 신 국장은 "
비상 계엄이후 항공기 사고 등 연말 소비심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며 "민간소비가 계속 성장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경기적 요인, 심리적 요인, 경제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개인적인 느낌은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소비자의 형태들이 많이 영향을 준 것 같다. 코로나 이후 저녁 회식 등 이런 것도 많이 안하고 비대면이 활성화되었던 부분이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바로 회복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신 국장은 올해 수출이나 경제성장 전망치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 11월 경제전망을 할 때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정책이라든지 인식이라든지 에너지 정책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반영을 했다"라며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을 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미국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행정명령 등을 많이 발표했는데 과세정책과 관련해 조금 위험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인플레이션 방지법, 반도체법 등 바이든 정부에서 했던 것을 폐기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자동차나 반도체, 2차전지 등 지원금을 받던 업종들은 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업종별로 위기가 되는 업종, 기회가 되는 업종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신승철 국장은 "2월 전망에 반영을 하겠지만 정책 시차도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한 번에 정확히 측정을 해서 반영을 하면 좋겠지만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진행 상황에 따라 반영해 나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에는 수출 주도로 경제가 성장을 했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크고 이런 부분들이 수출 부문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