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임금 체불?…노조, 2차·3차 총파업 예고

노조, 작년 1차 총파업…시간외수당 체불, 특별성과급, 우리사주 증액 문제해결 요구

"사측, 정부 핑계로 합의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발뺌" 주장

"금융위, 기재부와 사측 세 명의 사용자와 싸우는 셈"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파업 이유는 시간외 수당 체불, 특별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증액 등 크게 3가지다. 노조는 기업은행의 특수성으로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그리고 사측 등 사실상 세 명의 사용자와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해 12월 27일 단독으로 총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올 1월 10일 노조 집행부 이·취임식 이후 새로 취임한 집행부가 이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투)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현재 개선점을 찾기 어렵다면서 2월이나 3월 중 2차, 3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21일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민주당-은행연합회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기업은행 총파업 사태 해결 촉구 서한'을 전달하며 "기업은행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기업은행 직원들은 지난해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총액인건비제도' 탓이다. '총액인건비'에는 직원 급여, 정기상여금, 명절휴가비, 복지포인트 등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모든 비용이 포함되는데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정한다.

총액인건비는 임금인상을 감안해 매년 1~2%대 증액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조 지적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앞서 1차 총파업 당시 시간외 수당 체불, 특별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증액 등 크게 3가지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 총액인건비로 인해 이 부분이 몇 년간 적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체불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1차 단독 총파업과 결의대회 진행 및 임단투도 계속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은행연합회에 왔을 때 피케팅을 하고 촉구사항을 전달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측과는 전혀 긍정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않고 있다. 사측은 정부를 핑계로 합의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한다"라며 "2월이나 3월에 2차, 3차 파업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의 특수성으로 인해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의 예산지침이나 이런 부분에서 예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계속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고 이재명 대표에게 서한을 전달한 것도 비슷한 취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은 금융위, 기재부 그리고 사측 등 사실상 사용자가 셋이라고 얘기를 한다. 세 명의 사용자와 싸우고 있는 셈"이라며 "금융위와 기재부도 지금 사안을 적극적으로 들어다봐야 하고 사측도 노조와 함께 이들 설득에 조금 더 힘을 써야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의해 설립됐으며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국책은행'에 속한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기획재정부 59.50%, KDB산업은행 7.20%, 국민연금공단 5.75%, 한국수출입은행 1.84%, 우리사주조합 0.11%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가 논의해 보면, 금융위 차원에서 할 게 없고, 전체 공공기관 정책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파업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들 시각도 고려해서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