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회장
정관을 바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투명경영과 주주친화적 경영을 강화한다는 최회장의 결단으로 분석된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이 회장을 겸임하도록 되어 있다. 지난 3월 회사는 각자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최윤범 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8개월 만에 이사회 의장에서도 용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회장은 사내이사로서 경영에만 정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이사회 규정에 의하면 의장은 △회의 주재 △이사회 부의사항 등 중요한 결정을 한다. 때문에 의장의 선택에 따라 이사회 개최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주요 안건이 논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견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나 회장(오너)이 아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이 커지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강화돼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최회장이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어 영향력이 작용하지 않겠느냐 하는 지적이지만, 이미 고려아연 대표이사직에서도 사임했기때문에 권한은 축소 될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에서는 삼성, LG, SK그룹도 일찌감치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해외에서는 MS, 아마존 ,보잉, 애플과 구글등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 등용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등 주요 ESG평가기관들도 이사회 독립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꼽는다. 이사회 의장을 기업 내부 인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맡는 것이 이사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합리적 의사결정에 더 나은 방안이라는 평가다.
ESG업계 관계자는 " ESG 경영 지표는 생존을 위한 기업의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많은 투자자나 ESG평가기관들은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점검하고 있으며 특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어 있는지를 통해 이사회 견제기능과 독립성 제고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수행함으로서 안으로는 독단경영 방지, 효율적인 업무분담, 이해상충 방지 등을 도모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지속가능한 기업 선택에 투자 지표로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