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전쟁 맞아 정부 지원 확 푼다.. 무역금융 366조 공급 

정부, 18일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 발표

중소·중견 몫 무역금융 100조 원 책정

무역보험 한도 2배↑, 대출 보증 2조 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 원의 무역금융 지원에 나선다. 미국 관세 피해에 대한 무역보험 한도도 2배까지 확대하며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에 적용되는 대출 보증은 2조 원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18일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무역금융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 원을 수출금융 유관기관 합동으로 지원한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60조 원, 중견기업 40조 원 총 100조 원이 중소·중견기업 몫이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보험료 및 보증료도 올해 상반기까지 일괄적으로 50% 할인한다. 연간 수출 실적 100만불 이하의 중소기업 3만5000개사에 대해서는 단기수출 보험료도 90% 특별 할인한다.

과거 수출 실적이 낮은 수출 초보기업, 단기간 수출 급증 기업을 위해 오는 3월부터 변경된 중소기업 특례지원을 적용한다. 과거 수출·재무 실적 보다는 미래 성장성 심사를 통해 지원한도를 책정한 것이 특징이다. 지원금도 제작자금 이외에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원자재 수입자금, 시설자금 등을 추가한다.

무역금융 가운데 8조5000억 원은 환율 변동 리스크 대응에 투입한다. 핵심 원자재 수입에 차질 없도록 수입자금 대출보증은 올해 2조9000억 원을 포함한 총 4조 원을 지원한다. 보증 대상품목도 원유 등 주요자원 및 시설재에 국한됐던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 사치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으로 확장한다.

이외에도 원자재 수입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옵션형 수입환변동보험을 신설하며 고환율 피해 수출‧입 중소기업에 1조5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미국 관세로 피해를 입은 가전, 자동차·부품, 이차전지 등 기업에 대해서는 수출보험 우대를 제공한다. 관세 및 무역장벽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2배 확대 적용하며,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단기수출보험료를 60% 할인한다.

관세로 인해 수출계약이 취소·변경되거나 수출대금을 못 받은 기업이라면 각종 보상이나 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심사기간(2주→1주)과 보험금 지급 기간(2개월→1개월)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해외투자 자금 지원도 늘린다. 해외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신규 투자를 감행하기 위해 기업이 투자금을 대출했을 때 적용되는 무보 보증을 올해 2조 원까지 확보한다.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중소·중견 기업이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해외투자 및 제작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무보 우대 보증도 2000억원 책정했다. 이외에도 무보 보증료 30% 할인, 보증비율 상향(95→100%)이 적용되며 은행에서 대출할 때 금리 할인 0.5%포인트가 주어진다.

또 남반구 국가들을 포함한 '글로벌사우스 지역'에 대한 기업들의 시장 개척을 돕기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무보 등 수출지원기관들의 해외 거점을 14개소까지 늘린다. 이중 5곳은 신설하고 9곳은 기능을 강화한다.

관세로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위한 '관세대응 수출바우처'도 새롭게 도입한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에 설치된 무역관 헬프데스크 20개를 통해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애로사항을 듣고 돕는다. 관세·법률 컨설팅사와 현지 물류법인, 국내 시험인증기관 해외거점 등 현지 파트너사가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는 15개 수출지원센터에 마련된 '애로신고센터' 등을 통해 미국 관세조치 피해를 확인하고 수출바우처를 활용해 수출국 다변화 등을 종합지원한다.

해외 사업을 축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유(U)턴기업'에 적용되던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통상환경 변화로 불가피하게 해외 생산을 조정한 기업이라면 유턴기업 법인세·소득세·관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원은 기존에는 해외 사업 축소까지 마쳐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일단 국내 복귀했다면 사업 축소 중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조금 지원 요건은 완화하고 인센티브는 확대한다. 유턴기업 보조금을 받기 위한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요건은 내년까지 면제해준다.

또 관세조치 등에 따른 피해가 인정된 기업은 국내 복귀 시 지원 비율 10%포인트를 더해준다. 2026년까지 한시적인 조치로, 최대지원비율은 45%까지다. 회사 2곳 이상이 함께 국내 복귀한다면 추가로 주어지는 보조금 가산도 기존 5%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늘린다.

이외에도 코트라가 관세 대응 통합 상담창구 '관세대응 119'를 신설하고 미국 정부정책 설명회를 열어 현지 기업의 이해를 돕는다. 정부는 우리 무역업계를 올해 2~3월 중 장관급 방미 일정을 잡고 미국 행정부·의회 등과 아웃리치(외교 접촉)를 전개하며, 민간에서도 우리 무역업계 대변 위한 대비 '릴레이 경제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 신정부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올해 수출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대미 수출 영향이 파급되면서 다른 지역에서의 수출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라며 "글로벌 통상환경이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바람에 맞추어 돛을 바꾸듯' 해법을 계속 마련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