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에게 인사조치 검토하라고 지시 후 대통령실로부터 전화 받았다"
"의문점 확인, 법무관리자 의견 듣고 싶어 이첩 보류 지시"
정청래 "중요한 사건 개요 객관적으로 말하면서 대통령과 전화했다는 것은 왜 빼냐"
"실제 3번이면 뭐하러 기록상이라고…실언이냐, 사실 아니면 곤란한 상황 발생"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증언거부 이유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국방부 장관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데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북경찰청으로 이첩 시도를 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방부 검찰 단장에게 해당되는 조치가 뭐냐고 토의하고 수사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병대 사령관에게 인사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다"며 "그 두 가지 지시 후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앞서 국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수사외압 의혹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나 문자, 메일을 받은 것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문제와 관련해서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 같은 해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질문에서도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다"며 "(대통령국가)안보실 누구하고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도 답했다.
그러나 항명 혐의를 받는 박 전 수사단장 재판과 관련해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제출된 통신사실조회회신 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2일 정오께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던 이 전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총 18분가량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제 기억도 그렇고 통화기록 상도 그렇게 되어있다"며 "지난해 8월 8일 법무관리위원회로부터 검토를 보고 받는데 재조사 같은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상급인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기존 해병대 수사단에서 조사한 것을 가지고 다시 검토해 경찰로 이첩하자는 식으로 보고하게 돼 승인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8월 9일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수사단장을 불러 재검토를 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8월 20일에 재검토 결과보고를 받는다. 두 명은 혐의가 특정돼 피의자 신분으로 기재하고, 나머지 두 명은 혐의를 단정할 수 없어 뺐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머지 네 명은 해병대 조사 기록만을 가지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단정하기 어려워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서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해서 6명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게 돼 수사중"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첩 보류 지시와 관련해 "(지난해) 7월 30일 오후 일요일에 제가 해외 출장 준비 중 바쁜 시간에 해병대 사령부로부터 언론 설명자료를 보고하겠다는 말에 짧은 시간 할애해 보고를 받았다"며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고 했다.
그는 "여단장은 입수금지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 장화 깊이까지만 들어가라는 지시를 정상적으로 했는데 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어야 하느냐 질문했다"며 또 "현장 통제를 했던 여군 2명을 포함해 간부들은 수색조에 함께 고생했는데 이들은 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어야 하느냐 질문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게 설명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재검토를 시키지 못하고 결재를 했다"며 "다음날 31일 해병대 사령관에 전화해 이첩 보류를 지시하게 된다. 그 이유는 제가 전날(30일) 보고받았을 때 의문점을 가졌던 것을 좀 더 확인해보고 싶었고, 또 대변인과 정책실장만 배석시키고 해당 참모였던 법무관리위원실이 배석하지 못해 그 의견을 듣고 싶었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전 장관의 '대통령실 통화' 발언과 관련해 "중요한 사건 개요를 객관적으로 말하면서 대통령과 전화했다는 것은 왜 빼냐. 대통령하고 통화한 사실이 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통화한 사실이) 있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것이 맞다"며 "기록상으로는 3차례인데, 차량으로 이동 중에 받은 것이라 와이파이가 좋지 않아 끊어졌다 다시 받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기록상 3번이면 더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이냐. 기록상 3번이 실제 3번이면 뭐하러 기록상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냐"며 "기록상 3번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기록되지 않은 더 많은 전화통화가 있지 않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 실언이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그렇지 않다. 기록상 3번이지만 (끊어져서) 실제로는 2번"이라고 답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