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전 김홍일 자진사퇴에 野 "법사위 조사·국정조사 추진"

"언론 자유와 방송 자유 침해하고 있는 김홍일 전 위원장 끝까지 심판할 것"

이상인 방통위원장 권한대행에 "세 번째 탄핵 대상 될 수 있음 명심"

김 "직무정지 통해 방통위 운영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

야권 주도로 탄핵소추가 추진되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자진사퇴한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 전 위원장을 향한 탄핵소추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과방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동관(전 방통위원장)에 이어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도 결국 도망갔다"며 "헌법 및 법률 위배 행위를 반복해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을 끝까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도망칠 것 같아서 전 위원장의 행태를 대비해 지난달 28일 공수처에 고발했다"며 "탄핵 표결은 피했겠지만 이후 국회법에 따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사의 방법 및 주의의무 규정을 준용해 법사위에서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야7당이 합의한 국정조사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김 전 위원장의 탄핵소추 사유로 ▲대통령 지명 방통위 2인체제로 독임제처럼 운영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위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 무리하게 승인(방송법 등 위반) ▲비정상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운영 묵인(직무유기) ▲과방위 회의 불출석 및 자료요구 거부(국회증언감정법 위반) ▲2024년까지 허가해준 TBS 존폐위기에 미조치(직무유기)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더해 이상인 방통위원장 권한 대행을 향해서도 "그 어떤 불법 행위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동관, 김홍일에 이어 세 번째 탄핵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압박했다.

앞서 김홍일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 6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국회의 탄핵 의결 및 직무정지로 오는 8~9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가 불가능해지기 전 자진해서 사퇴한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으며 이사진 공모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 사퇴에 따라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되며 이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한다. 김 위원장의 퇴임식은 사의 표명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소식이 알려진 지 2시간 만에 이뤄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야당의 탄핵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는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위원장 사퇴는)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