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한반도 두 국가론' 맹폭하는 국힘... 발언 맥락 살펴보니

임종석 “남·북 모두 통일에 거부감… 평화 공존 선택하자”

한동훈 “임종석 입에서 나와 당황”… 인요한 “매우 부적절”

김민석 “두 개의 국가론, 설익은 발상… 툭 던질 권리 없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돌연 '한반도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오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북한 김정은 주장"이라는 등 맹폭에 나섰다. 한반도 통일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정치권에서 활동해 온 임종석 전 실장이 돌연 자신의 입장을 바꾼 데 대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

국힘, 임종석 '한반도 두 국가론' 질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힌 '한반도 두 국가론'에 대해 "그동안 통일을 부르짖으며 평생을 살아왔던 임종석씨 입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더 당황스럽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맥락을 보면 당황스러울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북한 김정은이 하는 내용과 같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주사파·종북 소리 들으며 통일 주장하다가 갑자기 말이 바뀌는 것이 이런 분들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목표이자 현실이다. 북한이 무너질 때 북한 지역을 중·러에 내줘도 되냐고 국민들께 물어봐 주시라"며 "그러니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 또한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전 실장이 밝힌 '한반도 두 국가론'에 대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 최고위원은 "1997년 1월 단둥에서 신의주 건너는 기차를 타고 처음 방북했다. 당시 '왜 또 하나의 한국이 있을까.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매우 안타까운 마음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지속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에 '북쪽 국민을 우리 국민'으로 돼 있는데 비서실장을 맡았던 분이 통일을 포기해야 된다는, 그런 발언은 매우 적절치 않고 이해가 잘 안 간다"며 임 전 실장을 비판했다.
  임종석 "통일 대신 평화공존 선택하자"
김민석, 거리두기 "설익은 발상 툭 던져"

정치권에서 통일 운동에 매진해 왔던 임 전 실장이 돌연 "통일하지 말자"며 '한반도 두 국가론' 수용을 주장한 데 대해서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하지 말자. 통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내려놓고 평화를 구축해 한반도 미래를 후대에 맡기자"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두 국가론 수용하며 평화공존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는 "평화롭게 협력하며 오순도순 살아보자.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통일이 전제돼 있음으로 소모적인 이념 논란이 지속된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북한 붕괴론에 근거한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이나, 윤석열 정부의 자유통일론이 생생한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때 관리된 평화는 오간 데 없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위기가 주는 공포감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며 "남북이 독립국임을 완전히 인정하고 실질적 조치를 해나가자. 평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호소한다"고 부연했다.

임 전 실장은 남·북이 통일 추진을 유보하고 한반도 내에서 평화적인 공존을 꾀하되, 통일 담론에 대해서는 향후 미래 세대에게 맡기자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임 전 실장의 '한반도 두 국가론'에 대해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화적 장기공존 후 통일문제를 후대에 맡긴다는 '두 개의 국가론'으로 건너뛸 이유가 없다"며 "남북에 흩어진 혈육·인연들을 영영 외국인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을 툭 던질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