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의혹에 “김건희 특검은 정치선동”
명태균 의혹에 “부적절한 일 한 것도 없어”
지지율 질문은 “전광판 안 보고 공만 보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 여사] 윤 "김건희 특검, 위헌적·정치선동"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특검법'과 관련해 "특별검사 업무는 사법 업무이지만 이거는 사법 작용이 아니라 정치 선동"이라며 사실상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 "지난 정부 때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해서 수사했지만 기소를 못 하지 않았느냐"며 "특검을 국회가 결정하고 임명해서 수사팀을 꾸리는 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이라고 각을 세웠다.
앞서 야당 측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수사 공정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겨냥한 세 번째 특검을 발의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온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요청' 관련 질의에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지난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이러한 목소리를 내왔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금 여론을 충분히 감안하고, 또 국익 활동을 위한 외교 관례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다"며 "앞으로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명태균] 윤 "부적절한 일 하거나 감출 것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과 명태균씨 사이에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일을 한 것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통령과 명씨 간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향후 통화·문자가 또 공개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의를 받고 "명태균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뭐 감출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 이후 연락이 왔는데 축화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어쨌든 명씨도 선거 초입에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나를 위해 도움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대해 매정하게 하는 건 본인도 섭섭했겠다 싶어 전화를 받아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핵심인물 명태균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김영선이 해줘라"는 등의 발언이 담긴 해당 녹취록이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대통령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창원 제2국가산단 관련 정보가 명씨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가 사실도 아닌 걸 갖고 개입해서 '명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합니다' 그런 사과를 기대하신 거면 그건 사실과 다른 일"이라며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지율] 윤 "전광판 안 보고... 마음 달라진 거 없어"
윤 대통령은 또한 최근 국정 지지율이 연이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광판 안 보고 공만 보고 뛰겠다'는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취임 후 지지율이 최저치 갱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지율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방안을 생각 중인가'라는 질의를 받고 "선거 때부터 축구선수·야구선수가 전광판 안 보고 공만 보고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한 마음에는 달라진 게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저는 지지율 올릴 만한 꼼수 복안 같은 거를 모르고 내 체질에도 안 맞다"며 "국가 미래를 위해 강하게 싸우면서도 개혁을 추진해 가야 할 부분과, 국민 마음을 잘 살펴 가면서 해야 할 부분을 가려서 한 번 해보겠다. 그러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여·야 측의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통령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입장발표를 통해 "대통령께서 겸허히 사과했고 앞으로 국정쇄신 의지 등을 뚜렷하게 밝히셨다"며 "그동안 논란·의혹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설명해 주신 만큼 국회도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심 거부를 외친 140분에 국민은 절망한다"며 "윤 대통령은 공허한 사과 이후 모든 의혹을 뭉갰다. 최소한의 책임감도, 쇄신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