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사실 부정, A급 전범 추모 인사 정부 대표 파견…피해자 존엄 훼손"
"강제동원의 진실과 조선인 피해자들의 고통을 담아 전시물 새로 설치하라"
"독일 정부처럼 교육과 전시 통해 강제동원 진실 제대로 알리고 후세에 전파하라"
"지금과 같은 부끄러운 태도 고수한다면 '미래지향적인 한국과의 관계' 해결되지 않아"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에서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독립운동가 단체인 광복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약속했던 사도광산 관련 일련의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광복회는 "이번 추도식에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전시물 설치하고, A급 전범을 추모한 인사를 정부 대표로 파견한 것은 피해자와 유족의 존엄을 훼손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강제적이고 불법적인 과거 주권 강탈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그동안 일본 정부는 개념 없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만 몰입해 온 윤석열 정부의 외교행태를 악용하면서 식민지배 시기의 불법적이고 강제적인 주권침탈의 역사를 왜곡·부정하거나 축소해왔다"고 비판했다.
광복회는 일본 정부를 향해 "책임 있는 당국자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인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명확히 인정하고 이를 왜곡, 부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조선인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자와 그 유족들, 그리고 한국인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사도광산 등재를 위한 조건으로 내세운 '강제동원의 진실과 조선인 피해자들의 고통'을 담아 전시물을 새로 설치하라"며 "독일 정부처럼 자국민과 국제사회가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과 전시를 통해 강제동원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고 후세에 전파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지금과 같은 부끄러운 태도를 고수한다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둔 '미래지향적인 한국과의 관계'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은 요원할 뿐"이라며 "일본 정부는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국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7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에 추도식 개최 등을 약속했다.
이에 지난 24일 사도섬에서 추도식이 열렸는데, 극우 인사가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고 추도사에는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강제동원이 담기지 않는 등 일본의 후속조치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한국 정부가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