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재결정 동의 경위 설명 과정서 허위 공문서 작성
"'전시물 사도광산 현장 이미 설치' 허위…문화유산 등재 지역에도 미포함"
"일본, 전시물 설명하면서 '한국인 노동자' 지칭하지 않아…'모든 노동자' 위한 것"
"'강제' 표현 거절당한 후 외교실패 성과처럼 포장…과거사 은폐 동조 심판받아야"
◆…16일(현지시간) 야권 의원들로 구성된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속여가며 '친일외교'에 앞장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을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등재결정에 동의한 경위를 설명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국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이미 설치했다는 것은 허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도자료는 '일본 정부가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설치'라고 기술했으나 전시물이 설치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은 사도광산으로부터 2~3㎞ 떨어진 곳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역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대표는 전시물을 설명하면서 '한국인 노동자'를 지칭하지 않았다"며 "외교부는 일본대표가 한국인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환경을 설명하고 그들의 고난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물을 설치했다고 했으나, 실제 표현은 '한국인 노동자'가 아닌 '모든 노동자'를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노동자'가 어떻게 '한국인 노동자'가 될 수 있냐"며 "사도광산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한국인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되어 희생당한 비극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드시 사실 그대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강제'라는 표현을 일본정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이후 외교실패를 마치 성과처럼 포장하기 위해 허위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대체 대한민국 외교부인지 일본의 외무성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며 "'외무공무원법'에 따라 외무공무원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이익을 보호·신장해야 함에도 오히려 일본의 유리한 결과를 위해 범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법과 원칙까지 어기고 국민까지 속여가며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은폐와 미화에 동조한 점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조태열 장관과 담당 공무원은 국민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엄중하게 조사에 임하고, 공수처 역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사도광산은 지난달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컨센서스(전원동의)에 따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러나 전시 공간에 '강제성' 표현이 담기지 않는 등 '굴종외교'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교부가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직후 발표했던 보도자료 내용을 문제 삼아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외교부는 일본 수석대표 발언의 요지를 설명하는 항목 중 하나로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환경과 그들의 고난을 기리기 위한 새로운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이미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실제 (일본) 수석대표 발언은 '일본은 모든 노동자가 처했던 가혹한 노동 환경을 설명하고' 이렇게 돼있다"며 "'모든 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같습니까 다릅니까"라고 질의했다.
이에 조 장관은 "일본 수석대표의 발언을 첫 부분부터 보면 그 모든 노동자란 것이 특히 한국인 노동자라고 강조하는 부분이란 것을 금방 알게 돼있다. 그 부분을 다 떼고 뒷부분만 보도했기 때문에 그렇게 읽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