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승적 한일관계 개선 노력.. 선순환 결과”
민주 “일본언론 축제 분위기.. 굴욕·퍼주기 외교”
유승민 “한·일 관계 상호주의 원칙 안 지켜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 내부에 지난 28일 모형이 설치돼 있다. 사도 광산 내부는 에도시대 흔적이 남은 '소다유코'와 근현대 유산인 '도유코'로 나뉜다. 사진은 소다유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제46차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고 일본 사도광산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세계유산 등재는 관례상 한·일 등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의 전원동의 방식으로 결정된다.
사도광산은 17세기 세계 최대 금 생산지로 태평양전쟁 시기 군자금 조달의 핵심 지역이었다. 이에 일제강점기 시절 약 2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들이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적으로 일해야 했다.
일본은 사도광산에 조선인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전시물 설치를 약속하면서 한국 정부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한국 외교부는 "전체 역사를 사도광산 현장에 반영하라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권고와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을 일본이 성실히 이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전제로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 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이 28일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이 있는 새로운 전시 공간을 공개했다. 작은 전시실에 노동자 모집·알선에 조선총독부가 관여했음을 설명하는 패널 등이 설치됐다. 사진은 방문객이 조선인 노동 관련 전시를 보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위원회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내고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관련 "강제동원 전체 역사를 담은 실질적 조치를 이루어졌음을 평가하며, 앞으로 일본의 강제노역에 대한 반성 및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향후 사도광산 방문객들이 강제노역에 관한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냈다"며 "정부는 이번과 같이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사례를 축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일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과정에서 윤 정부가 굴욕 외교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28일 강유정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윤 정부는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데 꽃길을 깔아줬다"며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을 설명하는 전시물을 설치할 거라며 찬성표를 던졌지만, 해당 전시물은 사도광산에서 2km 떨어져 있고 '강제동원'이라는 표현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일본 언론들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라며 축제 분위기"라며 "이는 윤석열 정부의 퍼주기 외교, 굴욕 외교의 다른 이름"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여권 내부에서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관련 윤 정부의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윤석열 정부가 찬성했다. 문제는 조선인이 '강제동원' 되어 '강제노역' 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번 정권 들어 한일관계는 최소한의 상호주의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