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미사일 '오레시니크' 시험"
전문가 "핵무기 탑재 가능 미사일이라는 점이 중요"
美 사전통보 받아…푸틴 "핫라인으로 미국 측에 경고"
푸틴 "서방 도발에 우크라전쟁 세계적 성격 띠게 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륙간단토미사일(ICM)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륙간단토미사일(ICM)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공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서방에 대한 대응으로 이뤄졌다고 밝히며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군사 산업단지 시설을 표적 삼아 복합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격에 ICBM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오레시니크'(개암)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신형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며 "성공적이었으며 목표를 달성했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는 초속 2.5~3km인 마하 10의 속도를 가졌다"며 "전 세계 최신 방공 시스템과 서방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를 요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동부의 드니프로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700km 떨어진 러시아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공군은 미사일이 어떤 목표를 타격했는지나 그 피해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드니프로 지역이 소련 시절 미사일 제조 중심지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 군사 산업을 확장했지만, 그 위치는 비밀에 부치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으나 미국 측은 공격이 사거리가 짧은 IRBM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오슬로 대학의 파비안 호프만 미사일 기술 및 핵전략 전문가는 "ICBM이든 IRBM이든 사거리는 중요한 게 아니다"며 "러시아가 이를 선택한 이유는 해당 미사일이 MIRV(다탄두 재진입체)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며 핵무기 운반용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연설에서 '오레시니크' 미사일 발사에 관해 핫라인을 통해 미국 측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 관리를 인용, 미국이 공격 직전 러시아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번 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를 겨냥 미국산 에이태큼스와 영국산 스톰섀도를 발사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이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가 북한 병력을 전장에 투입한 데 따른 대응인 동시에 복귀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전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제공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다만 이에 따라 지난 며칠 새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그 순간부터 우리가 거듭 강조했듯이 이전에 서방이 도발한 우크라이나 지역 갈등은 세계적인 성격을 띠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세계를 갈등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공격적인 행동이 확대될 경우 우리는 단호하게 그리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