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오후 10시 23분 이후부터 계엄령 해제가 공식화된 4일 새벽까지, 계엄 상황과 관련한 재난문자는 단 한 건도 전송되지 않았다. 반면, 계엄령 해제 직후인 4일 아침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도로 결빙 주의'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 문자는 국민 생명이나 재산에 직접적인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에 발송한다"며, "비상계엄 상황은 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제시한 재난문자 발송 기준에는 △기상특보 △사회재난 상황정보 △민방공 경보 등이 포함되며, 비상계엄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에는 긴급하지 않은 내용까지 재난문자가 시도 때도 없이 오더니, 정작 이런 중요한 상황에는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며 "뉴스를 보지 않았다면 계엄 선포를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윤모씨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계엄 선포 사실을 알았다"며, "평소 시끄럽게 울리던 재난문자가 이번에는 왜 조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계엄군이 무장한 채 국회에 진입하고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등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은 '컨트롤타워의 대처 부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계엄 상황에 침묵한 반면, 행안부가 4일 오전 도로 결빙에 관한 재난문자를 발송한 점은 시민들의 공분을 더욱 키웠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영하의 낮은 기온으로 도로 결빙이 우려되니 대중교통 이용과 감속 운전을 권장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누리꾼들은 "비상계엄보다 빙판길이 더 위험한 것이냐" "정부 입맛에 따라 재난문자를 보내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시민들은 "재난문자 발송 기준이 모호하고, 국민 안전보다는 행정 편의가 우선시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국민들이 SNS와 뉴스에 의존하며 정보를 파악해야 했던 이번 사태는 재난문자 발송 기준과 정부의 대응 시스템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