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계엄 과정에서 나 거치지 않아”··· ‘계엄 위법성’ 또 드러나나

한덕수, 비상계엄 국무회의에서 “날 거친 사람 아무도 없다” 경찰 조사 진술

한덕수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열렸던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건의 과정에 나를 거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14일 JTBC·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지난달 한 총리를 소환해 조사했다. 당시 한 총리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비상계엄 건의 과정에 나를 거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한 총리의 진술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지난달 26일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엄법 제2조 6항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이 한 총리를 거치지 않았다면 계엄 선포 절차 자체가 위법이 된다.

경찰은 또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진술도 주목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조 장관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만류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조 장관은 당시 한 총리로부터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 대통령이 결심하는데 자신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앞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망설인 정황'으로 보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국회가 지난 4일 1시께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음에도, 3시간 반이 지난 새벽 4시30분께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한 총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윤 대통령이 시간을 끌며 불법적인 지시를 추가로 하지 않았는지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공수처 등으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는 15일 오전 12·3 내란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나섰다. 공조본은 지난달 31일 법원으로부터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대통령경호처 등의 저지에 막혀 유효기간 내 집행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