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1일 KBS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한 시간 뒤 조 원장은 "오후 11시 30분쯤 국정원에서 국정원 1, 2, 3차장과 기조실장 등 5명과 정무직 회의를 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조 원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국정원이 계엄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묻자 국정원 기조실장이 '관련 법령, 매뉴얼을 찾아봐야 할 거 같다', 국정원 2차장이 '계엄이 선포되면 수사본부가 계엄사에 차려질텐데 국정원이 지원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다.
이후 조 원장은 아침 회의 때 비상계엄 관련 국정원 업무를 논의하기로 하고 공관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홍 전 차장이 체포 관련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원장님 사실은 제가 대통령님 전화를 받았다. 계엄 관련해서 방첩사를 잘 지원하라고 했다'고 말했고, (자신은) 앞서 2차장이 방첩사에서 수사본부를 차리면 국정원이 지원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홍 전 차장이 '아마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닐거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자신은) '아까 정무직 회의 때 의논한대로 하고, 추가 사항이 있으면 내일 얘기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하고 공관으로 향했다"고 했다.
다만, 홍 전 차장이 조 원장에게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두고 두 사람의 경찰 진술은 엇갈렸다.
홍 전 차장은 앞서 경찰에 "대통령께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고, '방첩사가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라고 말하자 조 원장이 '내일 이야기 하자'고 했고, 이에 재차 '최소한의 업무지침과 방향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더 이상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의 방첩사 지원 지시, 조 원장에 대한 반응 확인, 추가 지침 요구, 이재명·한동훈 체포를 끊어서 이야기해서 관련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원장은 경찰에 "(홍 전 차장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 이후 한참 뒤에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는 시중에 떠도는 말을 하는 듯이 말해 마치 자신이 1차장이라 알고 있는 정보를 과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22일 국정조사특위에서도 체포조 관련 보고에 대해서 다른 답변을 내놨다.
조 원장은 경찰에 진술한 내용과 관련 "홍 전 차장이 '(대통령께서) 방첩사 도와주라고 하셨다' 이 말만 했다"며 "체포 명단을 보고 받은 적이 없고, 최근 (나에게 계엄 당시) '싹 잡아들여' 이런 보고를 받았냐고 하지만 체포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KBS에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도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계엄 전 국무회의 참석자 처분, 경찰·국방부조사본부 등이 가담했다는 주요 인사 체포조 의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 남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