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한덕수 탄핵 없었으면 헌법재판소 아직 6인 체제···혼란 가중”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헌법재판소에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헌재가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12월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았고, 이에 국회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을 처리했다.
한 총리는 19일 오후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해 자신이 촉발한 헌법재판관 미임명 논란과 관련 "여야의 실질적 합의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 전례가 없다는 점을 깊이 고민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 총리는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자 국회는 지난해 12월27일 본회의에서 한 대행 탄핵안을 가결했다.
한 총리는 이날 변론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고유권한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 여·야 실질적 합의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건 우리 헌정사에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민했다"며 "국론이 분분할수록 우리가 돌아보고 추구해야 할 것이 국민 합의라고 마음에 새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런 맥락에서 여·야 합의를 여러 번 요청하였고 여·야가 합의하면 즉각 임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회는 탄핵소추로 응답했다"며 "이는 제 일신의 영욕을 떠나 국민과 헌정질서 전체를 위해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또한 윤 대통령이 촉발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여·야 극한 대립 속에 행정각부를 통할해 대통령을 잘 보좌해 어려운 대내외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다른 선택을 하시도록 설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비상계엄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고 다시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했다"며 "군 동원에도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헌재 심판정에서 "만약 한 총리를 탄핵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헌재는 6인 체제로 매우 불안정하게 국민들의 불안감과 혼란을 가중했을 것"이라며 "피청구인(한 총리)을 파면해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의지를 헌재에서 추상같이 국민들께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한 총리는) 특검 법안도, 헌법재판관 임명도 여야 합의라는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 논리를 대고 있다"며 "국회의 의사결정은 다수결로 하라는 규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 여야 합의라는 핑계"라고 비판했다.
이날 헌재는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 만에 증거 채택과 조사, 최후 진술까지 모두 거쳐 변론을 종결했다. 선고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