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료 조직 축소 구상안을 내놨다.
머스크는 공동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와 20일(현지시간) '정부 개혁을 위한 DOGE의 계획'이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문에서 "미국은 선출된 공무원이 정부를 운영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기반해 건국됐지만 오늘날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대부분의 법적 명령은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아니라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이 매년 수만 건씩 공포하는 '규칙과 규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정부 집행과 재량 지출에 대한 결정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그의 정치적 임명자가 내리지 않는다. 법적으로 보호받는 '공무원'이어서 해고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정부 기관 내 수백만 명의 선출되지도 않고 임명된 적도 없는 공무원들이 판단을 내린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는 반민주적이고 건국 이념과도 배치된다"며 "납세자들에게 막대한 직간접적 비용을 부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가 왔는데, 미국 유권자들이 11월 5일 트럼프를 선출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를 정부 규모를 줄이기 위한 DOGE 수장으로 임명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뿌리 깊숙이 자리 잡고 계속 성장하는 관료주의는 미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며, 정치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이를 방조해왔다"면서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이며, 연방 공무원이 아닌 외부 자원봉사자로 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정부 기관처럼 그저 보고서를 쓰거나 리본을 자르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다짐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권 교체 팀이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 및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인력을 찾아 고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 팀은 차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관리 및 예산 사무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DOGE의 모든 단계에서 규제 철폐 및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이라는 세 가지 주요 개혁을 추진하도록 조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머스크는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키기 보다 기존 법률에 근거한 행정 조치를 뜯어 고치는 데 집중할 것이며, 개혁을 위한 우리의 기준은 미국 헌법과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동안 내린 두 가지 중요한 대법원 판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판결은 2022년 사건인 '웨스트버지니아 대 환경보호청(EPA)'으로, 판사들은 "EPA가 명확한 의회의 승인이 없다면 청정대기법을 토대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방출을 규제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또 다른 사건은 올해 초에 판결이 내려진 '로퍼 브라이트 대 라이몬도' 판결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법원이 행정절차법에 따라 기관이 법적 권한 내에서 행동했는지 여부를 결정할 때 법원이 독립적인 판단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 다수 의견을 작성했다. 이 판결은 지난 40년간 연방법원이 법률의 문구가 모호할 때마다 행정부 주무 기관의 법률 해석과 이행 지침 수립 권한을 폭넓게 존중했던 '셰브런 원칙'을 뒤집었다.
머스크는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현재 연방정부가 의회가 법률에 따라 부여한 권한을 초과하고 있다"며 "이러한 판결을 지침으로 의심스러운 규정 목록을 작성해 트럼프에게 제출하고, 트럼프는 행정 명령으로 시행을 중단하거나 철회로 이어지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 명령에 의해 이미 공포된 수천개의 규정이 무산되면 많은 비판이 따르겠지만, 대통령은 연방 기관 내부의 관료가 아닌 의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어 "규제 폐지 노력이 진행되면 다음 목표인 연방 공무원들의 급여를 대폭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헌법적으로 허용되고 법적으로 의무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직원 수를 파악하고, 감축해야 할 공무원의 수는 최소한 철폐되는 연방 규정의 수에 비례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다만 "자리가 없어진 공무원이 민간 부문으로 이직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대통령은 기존 법을 근거로 조기 퇴직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자발적 퇴직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 퇴직을 장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공무원을 대통령이나 그의 정치적 임명자가 해고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연방 공무원을 정치적 보복 차원에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할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숫자를 줄이기 위해 우선 재택근무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방 공무원들을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비교적 가벼운 접근 방식만 취하더라도 자발적인 이탈의 물결이 일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2022년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보낸 첫 단체 이메일에서 재택근무 금지를 선언한 바 있다.
머스크는 또한 연방 조직에 대한 대규모 감사와 납세자에게 즉각적인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는 여러 행정 조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2026년 7월 4일까지 DOGE가 존재할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정한 프로젝트 만료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