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증가세" vs "상당기간 상승여력"
줄기만 하던 제조업 취업자가 올해 들어 넉달 연속 증가해 제조업 고용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고용통계 작성 때마다 농림어업과 함께 취업자 수를 갉아먹기만 했던 업종인 제조업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새로운 산업분야로 대두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취업자는 399만1천명으로 2008년 4월 400만1천명 이래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14만5천명으로 2000년 10월 15만9천명 이래 10여년만에 가장 컸다.
최근 추세로 볼 때 제조업 취업자의 증가는 이례적인 일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본재 투자를 늘리면 노동력 투입이 줄고, 이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1991년 515만6천명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 하향 추세를 보여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받은 지난해 383만6천명으로 감소했다. 정점이던 1991년과 비교해 132만명 줄어든 것으로서, 연도별로 평균 7만명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월별로도 2004년 12월 전년 동월 대비 4천명 증가세를 기록한 이후 작년 12월까지 6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1월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로 2만9천명 증가하더니 2월 4만5천명, 3월 11만명으로 그 폭이 커졌고, 4월에도 14만5천명 증가했다.
물론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14만5천명이란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1년 전인 2009년 4월 제조업 취업자가 2008년 4월보다 15만5천명 줄었기 때문에 2008년 4월과 비교하면 취업자는 여전히 1만명 감소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4월 취업자 증가를 기저효과로만 설명하긴 어렵고 제조업 고용이 실질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 취업자가 연평균 7만명 감소해온 추세대로라면 올해 4월 고용은 2008년 4월보다 14만명 가량 줄었어야 했다"며 "하지만 1만명 감소에 그친 것은 제조업도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출 증가, 제조업 가동률 상승, 설비투자 증가 등 실물 부분의 개선 흐름으로 볼 때 당분간 제조업 취업자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원 손민중 연구위원은 "올해 경기가 `상고하저(上高下低)' 형태를 띨 것이기 때문에 6~7월까지는 제조업 고용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제조업 전반이 노동투입을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어 취업자가 계속 늘어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늘어날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의 상당 부분은 청소부, 경비원 등 사업지원 부서를 아웃소싱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1990년대 초반부터 이뤄진 아웃소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동부의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6.8%에서 2018년 14.7%로 줄지만 제조업 아웃소싱과 관련된 사업시설관리업, 사업지원서비스업까지 포함한 비중은 20.9%에서 21.5%로 늘어난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동향분석실장은 "제조업의 인력부족률은 3~4%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상태"라며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돼도 고숙련, 단순노무인력 수요는 있기 때문에 정부가 빈 일자리를 채울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한다면 제조업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